지난 22일은 국제연합(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은 또 전 세계가 물 부족에 따른 재앙 발생을 경고하면서 지난 2002년을 '국제 신선한 물의 해'로 지정, 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모든 인류의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물의 기근현상이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우리나라 역시 물 공급 압박현상에 시달리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의 물 사정은 더 심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인구 증가, 산업·농업용 등 모든 용수를 지하수자원에 의존하면서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제주도의 분석 결과 도내 연간 수자원 시설용량 6억2800t 가운데 지하수 의존율은 5억6800만t으로 90%에 이른다. 지하수를 과다하게 개발한 결과 수위가 11.22m로 2003년 관측이래 가장 낮을만큼 고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 생명수는 수질 오염의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축사폐수와 화학비료 및 생활하수로 인한 질산성질소가 먹는물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지역이 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림·한경·대정 등 서부지역 해안 대수층은 가뭄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염분 농도가 증가하는 '해수침투'로 물 부족 걱정을 키우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하수 이용량이 증가하는 반면 상수도·농업용수의 심각한 누수로 공급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하수는 제주인에게 유일하면서도 한정된 자원이기에 이용 보다 보전이 더 강조돼야 한다.

한번 오염되면 치유가 불가능, 제주인 전체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세대까지 지속적으로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보전·관리시스템 구축 및 과학적인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도민들의 지혜와 실천도 시급한 과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