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광기금 내기 힘들다" 아우성 정부 "알아서 해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의 매출액이 지난 1월 102억 7701만원에서 2월 31억 84만원으로 한달새 69.8% 급락했다. [김용현 기자]

문체부 제주 독자적 기금 운영 이유 국가차원지원사업 제외
카지노업계 납부유예 요청 수용시 기금지원사업 차질 불가피 
업계 어려움 무시 강행 힘들어…정부 출연금 지원 요청 거절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제주관광산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관광진흥기금 운영을 놓고 제주도가 딜레마에 빠졌다. 도내 관광업계가 기금납부유예를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도가 이를 수용할 경우 기금지원사업에 차질을 빚고, 거절할 경우 업계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관광진흥기금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정부차원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 카지노 업계 직격탄 관광기금 

코로나19 사태로 제주방문 외국인관광객은 94.5%나 급감했다. 내국인관광객도 50%이상 줄었다. 특히 도내 카지노업계는 외국관광객이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만 하더라도 매출액이 지난 1월 102억7701만원이었지만 2월에 31억84만원으로 한달새 69.8%나 급락했다.

규모가 작은 나머지 도내 7곳의 카지노는 랜딩보다 더욱 힘든 상황이며, 이미 3곳은 휴업상태다.

도내 카지노업계가 도산위기까지 직면하자 올해 제주관광진흥기금 납부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도내 카지노업계가 납부한 관광진흥기금은 최근 3년간 2017년 138억원, 2018년 131억원, 2019년 471억원에 달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매출액을 근거로 관광진흥기금 납부액을 산정하고 있으며, 도내 카지노업계만 전체 납부액의 절반이상인 150억원 정도 추산된다.

제주도가 카지노업계의 납부유예 요청을 수용한다면 재원급감으로 관광진흥기금 지원사업을 크게 축소할 수밖에 없다. 

반면 도내 카지노 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무시하고, 기금납부만 요구할 수도 없다.

△ 제주만 정부차원 관광지원 제외

제주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특별자치도 특례로 독자적으로 제주관광진흥기금을 조성·운영하고 있지만 되레 발목을 잡히는 상황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광역지자체 대상 공모를 통해 '지역 관광기업지원센터 구축 사업' 대상지로 경남, 대전시-세종시(협업), 인천시를 선정했다. 정부는 센터를 통해 지역 관광벤처기업 입주공간 제공, 지역관광산업 활성화 지원, 관광 일자리 구심점 구축 등을 지원한다.

제주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임에도 불구 지원자격에서 제외돼 신청조차 못했다.

문체부는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이번 공모를 비롯한 모든 정부차원의 관광진흥기금 지원사업 대상서 배제한 것이다.

문체부는 코로나19사태 대책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 등으로 3000억원 규모의 관광업계 금융 지원에 나서지만 제주도만 같은 이유로 제외됐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제주도는 문체부에 관광진흥기금 출연금으로 150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납부유예 요청을 수용하면 관광진흥기금사업에 차질을 빚게 되고, 카지노 업계의 어려움도 무시할 수도 없다"며 "정부는 관광기금 관련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현행법상 기금납부를 유예할 법적근거도 없는 등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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