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자가격리 방역지침 어기고 제주 입도
입도날부터 의심증세 방문장소 20곳 이상
증상 악화에도 선별진료소 아닌 의원 내원
동행 모친도 확진…추정 접촉자만 100여명 

제주를 다녀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이 지역사회 전파 '뇌관'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보건소는 25일 오후 5시30분 20일부터 24일까지 4박5일간 제주를 다녀간 미국 유학생 B씨(19)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제주도에 통보했다. 

B씨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입국했다. 

14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5일 후인 20일 오전 모친을 포함한 지인 3명과 함께 제주에 입도했다. 

입도한 20일 오후부터 B씨는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였지만 제주여행 기간인 4박5일간 제주 곳곳을 누볐다.

제주시 애월읍, 봉개동,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숙소, 편의점, 카페 등 현재 파악된 동선만 20여곳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른 접촉자는 1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 역학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B씨는 제주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진술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문한 곳도 10곳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행 기간인 23일 발열 증세가 있었음에도 선별진료소가 아닌 의원에 방문한 점, 24일 항공편을 이용해 김포로 돌아간 후 다음날 바로 강남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점이 의문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23일 증상이 악화했지만 선별진료소가 아닌 의원을 방문한 점, 서울로 돌아간 날 보건소에 갈 정도로 걱정했지만 비행기를 탄 점 등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런 행동은 도민들이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데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행에 동행한 B씨의 모친도 26일 서울시 강남구보건소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동행 했던 지인 2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B씨와 모친이 방문한 20여곳에 대한 방역을 마치고 26일 오후 5시 현재 접촉자 47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B씨의 모친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에 따른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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