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국장

제주왕벚꽃이 이미 질 정도로 봄이 왔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봄 같지가 않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유채꽃광장과 녹산로일대 유채꽃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주민의 안전을 위해 갈아 엎기로 했다. 제21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더 연장되면서 총선과 관련한 정책이나 이슈가 묻히면서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예전 선거에 비해 무척 낮아졌다. 

여기에 정치혐오가 커지면서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묻힌 총선 이슈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들의 투표 의향이다. 선관위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응답자의 72.7%는 '반드시 투표할 것', 20.9%는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적극 투표의향은 직전 20대 총선대보다 8.8%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도 조사에서도 81.2%가 '관심 있다'고 응답해 20대 총선 때 70.8%보다 10.4%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렵지만 국회의원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해 관심을 갖고 투표장으로 향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보여진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투표율이 실제 투표로 이어져 역대 총선 투표율을 넘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같은 바람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대통령선거나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국회의원 투표율은 16대 때 전국 57.2%, 제주 67.2%, 17대 전국 60.6%, 제주 61.1%를 보였다. 그러나 18대 때는 전국 45.1%, 제주 53.5%로 급락했다. 19대 때는 전국 54.2%, 제주 54.7%, 지난 20대 때는 전국 58.0%, 제주 57.2%로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10명중 4명 이상이 투표를 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문은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우리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기에 선거를 통해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의 권력을 가장 확실하게 표출하는 방법은 투표다.

투표는 민심을 대변한다. 투표는 정국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정치 무관심은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내가 행사하는 한 표의 무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알래스카를 헐값에 매입할 때 한 표 차이로 상원 비준을 받았으며 2008년 고성군수 보궐선거 당선인 역시 한 표차로 결정됐다.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것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순간의 결정이 수년 또는 수십 년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국민 의무에 큰 영향 미쳐

이번 총선에서는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국회의원은 각종 법률 제·개정을 통해 국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매년 500조원이 넘는 국가예산에 대한 심의권도 가진다. 어떤 국회의원을 뽑느냐에 따라 헌법상 규정된 국민의 6대 의무인 납세, 교육, 근로, 국방, 공공복리에 적합한 재산권 행사, 환경보전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으나 투표장으로 향하자. 투표 당일인 15일만이 아니라 오는 10일과 11일 이틀간 이뤄지는 사전투표도 활용하자. 사전투표소가 내 집과 멀리 떨어질 수 있지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년 전 제7회 동시지방선거 때 제주도 사전투표율은 22.24%에 달하기도 했다. 

선관위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선거에서 내 한 표는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 74.7%가 동의했다. '선거를 통해 국가 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에도 65.8%에 달했다. 깨어있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때 새로운 민주주의가 활짝 열릴 것이다. 유권자의 한 표의 힘을 이번 총선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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