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재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장

요즈음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어수선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 개학을 늦추는 등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아니 물리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재택근무 확산 등 다양한 대책도 시행되고 있다.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이 되어 우리 도민, 아니 전국민이 일상으로 복귀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대를 가져본다.

이러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같이 생각해 봐야 할 주제가 있어 몇 자 적어본다. 다름아닌 교통사고로 인한 우리 이웃의 생명과 관련된 내용이다. '19년도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로 3,349명의 소중한 이웃을 떠나 보냈다. 제주 지역에서도 6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보행 중 사망사고에 대해 우리는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자 점유율은 전국 기준 2010년 36.5%(5,505명 중 2,010명)에서 2019년 38.9%(3,349명 중 1,302명)으로 다소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제주지역은 2010년 40.6%에서 2015년 43.0%, 2019년 51.5%로 전국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고령 보행자 사망사고와 관련된다. 2019년 보행 중 사망자 중 57.9%에 해당하는 754명의 노인이 사망하였다. 우리 지역에서는 17명의 노인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50.0%의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 전부터 보행 사망 교통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이의 감소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시행되어 왔다. '사람 우선의 교통'이라는 패러다임을 적용하였으며, 차량 이동 제한속도 하향-도시부 5030 정책-을 비롯하여 시설 개선-보행자 보호 펜스, 고원식 횡단보도, 가로등 정비 및 투광기 확대 설치 등-, 각종 교육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교통안전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사항은 도로 이용자의 의식과 실천이라고 믿고 있다. 운전자는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보행자를 보호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보행자도 무단횡단 절대 금지 등 보행안전을 실천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2019년도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 지역은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 3위의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이중 보행자 사고와 관련되는 항목을 살펴보니, 운전자의 신호준수율은 16위, 스마트 기기 사용율은 5위로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으며, 보행자의 비횡단보도 무단횡단율은 17위로 최하위의 순위를 보여주었다. 교통문화 수준은 향후 교통사고 예측지표임을 고려하면, 우리 지역의 보행자 사망사고 예후는 그리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지역의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유관기간관 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복 사업을 최소화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청을 비롯하여, 제주경찰청, 유관기관 및 교통단체가 교통사고 줄이기에 협력하고 있지만, 좀 더 강화하여 맞춤형 대책의 공동 개발과 차별화된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

두번째는 도로이용자의 인식 개선과 실천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교통안전문화에 대한 인식 공유와 '나부터 실천'이라는 의식과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동네 안전속도 5030' 정책 시행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세번째는 교통안전 시설물의 조기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산의 속성상 점진적 추진이 불가피하지만, 반영된 예산의 조기 집행과 예산반영 노력이 절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교통약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노인복지관 등 시설이용자에 대한 지원은 용이하나, 농어업에 종사하는 노인이나 독거노인 등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우리 도민이 있다. 마을 이장단과 독거노인 관리기관과 협업하여 지원의 손길이 닿도록 해야 한다.

금년에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는 대부분 보행자와 이륜차 사고이다. 교통안전을 담당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코로나 시국과 관련하여 업무에 해이해지지 않았나 돌이켜 보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며, 제 자리에서 나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지 돌아보는 데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