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취재1팀 부장

4·15총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상당수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하지 모했거나 심지에 투표를 할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어떤 이들은 '이번 선거에 찍을 후보가 없네', '나 하나 투표했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투표일=쉬는 날'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스윙보트(Swing Vote)'다.

영화 '스윙보트'의 이야기는 미국의 작은 도시에 사는 버드 존슨(케빈 코스트너)은 하릴없이 인생을 즐기는 게으른 중년이다. 그의 유일한 가족은 철이 일찍 든 열두 살 딸 몰리뿐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지만 버드는 투표에 전혀 관심이 없다. 아빠보다 철이 든 딸이 아버지 대신 투표를 하면서 일이 커진다.

대통령 선거 시스템이 오작동이 일어났고, 미국의 선거법에 따라 버드는 10일 안에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문제는 버드의 한 표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공화당 소속 현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간접선거인 미국선거제도 특성상 주(州)별 승자독식 방식인 상황에서 버드의 한표에 따라 뉴멕시코주 대의원 12명이 결정되고, 이를 통해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매스컴이 버드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양측 대선캠프는 버드만을 위한 대선 캠페인을 펼치면서 버드가 사는 작은 마을로 모든 미국인의 시선이 집중된다. 

버드의 한마디에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기존의 정책기조를 무시하고 공약을 손바닥 뒤집는 바뀌는 일까지 생긴다. 선거에 관심이 없던 버드는 딸의 요청으로 공약 등을 공부하기 시작하고, 정치적 무관심에서 깨어나 투표가 얼마나 소중하고 신성한 행위인지 일깨우게 된다.

영화제목 '스윙보트'를 해석하면 부동층이다. 특히 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정하는 '적극적 부동층'과 달리 버드는 정치와 투표에 관심이 없는 '소극적 부동층'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이번 총선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유권자에게 버드의 대국민 연설 대사를 들려주고 싶다. "저는 부끄러운 아버지이자 국민이었습니다. 봉사도 희생도 할 줄 몰랐고, 가장 큰 의무라 해봐야 관심 갖고 투표에 참여하라는 것뿐이었죠. 미국에 진짜 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저일 겁니다" 김용현 취재1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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