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축산과 변재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급증세를 보이면서 미국, 유럽 등지에서 국경봉쇄를 강행하고, 감염병의 공포는 각국의 사재기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발발 초기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적극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불안요소는 여전히 산재해있지만, 시민들은 국가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정부의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행정시스템 절차의 투명성과 그에 대한 사회의 신뢰는 국가 위기 대응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보건당국은 정보공개를 통해 확진자 및 접촉자 추적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염병을 통제·관리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셧다운 없이 시민의식에 기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전무후무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제도에 대한 신뢰, 행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점은 공직자인 필자에게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

더 나아가 행정투명성은 경제성장 동력으로까지 연결된다. 경제학에서는 제도,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는 '제도화된 신뢰(institutionalized trust)'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실제 '신뢰'라는 문화적 요소와 경제성장의 인과관계를 드러낸 연구들도 존재한다.

공공성과 제도화된 투명성은 국가 위기 대응에서 나아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선정(善定)은 청렴결백한 공직자로부터 시작한다고 여긴 우리 선조들의 생각이 결코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서 각국의 지도자들은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책임자의 리더십을 강요한다. 그러나 위기 극복은 누군가의 영웅적인 면모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위기를 극복해나갈 사회 구성원들의 시대정신이 공유되어야한다. 시대정신은 그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제도의 투명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줄 투명성과 신뢰가 그 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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