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10일 앞당겨지며 홍수 출하, 대량소비처·외식수요 감소 부담
밭떼기 거래보다 가격 큰 폭 약세, 소형 선호 소비패턴 변화 영향

제주산 햇양파가 '가격 약세' 벽에 부딪혔다. 예년보다 출하 시기가 빨라지면서 제주 산지별 분산은 물론 타 지역 양파까지 한꺼번에 도매시장에 몰리며 가격 지지가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변화와 수입산 공세까지 맞물리며 농가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제주지역본부(본부장 변대근)과 양파제주협의회(회장 김군진 한경농협 조합장)는 생산 농가의 고민을 수용해 지난 1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도매법인을 방문해 수입산 양파 취급 자제를 건의하고 거래 동향을 파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 조생양파 수확량은 16만9000t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1만7000t은 물론, 평년 19만1000t보다 줄었다. 

조생이 대부분인 제주산 양파의 올해 생산예산량도 2만7650t으로 지난해 3만1660t에 비해 12.7%(4010t)정도 감소했다.

평년 대비 재배면적이 줄고 생산량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밭떼기 거래가 호조를 띠는 등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밭떼기 거래가가  3.3㎡당 1만5000~1만8000원을 형성하며 시장격리로 큰 불만 껐던 지난해 사정을 피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높았지만 성출하기 가격이 흔들리며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따뜻한 겨울 여파로 평년 대비 출하가 10일 이상 빨라지면서 제주산을 기준으로 현재 60~70% 상당이 출하된 상태다. 단위면적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쌍구 등 일부 상품성이 떨어지며 출하 조급증을 부추겼다.

제주 만이 아니라 타 지역도 출하 시기가 빨라지며 가락도매시장의 하루 조생양파 반입량이 평년(600~700t)보다 많은 900t까지 늘어나며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변수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와 외식 수요 감소로 양파가 제대로 소비되지 않은 것은 물론 양파 수확철 필요 인력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식재료용으로 대량 소비되던 중대형 양파가 아닌 가정용 소형 양파로 소비 패턴이 선회하면서 처리 부담을 키웠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수입산 양파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지난주까지 ㎏당 1000원선을 유지하던 양파 도매 가격이 800원선까지 떨어졌다. 작업비와 운송비, 경매 수수료 등물류비로만 1㎏당 평균 400원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농가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김군진 양파제주협의회장은 "밭떼기 거래 상황만 보면 ㎏당 1300원은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재는 생산원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수입산으로 인한 추가 가격 약세만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도매시장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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