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철 한의사·한의학 자문의원

매핵기라는 것은 한자어다. 아마 이 단어를 처음 들어본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말을 모르시는 분들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았을 흔한 증상이다. 매화나무(매화나무 매, 梅) 씨앗(씨앗 핵, 核)같은 크기의 것이 목에 걸려 있는데, 실체가 없다고 해서 기운 기(氣)를 사용하여 만든 단어다. 즉, 매핵기는 목에 이물감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답답하다. 게다가 뱉어 내려고 하는데 뱉을 수도 없고 삼키려고 해도 삼켜지지가 않고 목에 붙어 있으니 힘들다. 

9세의 아이가 매핵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진료를 받으러 온 적이 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니 어느 정도 의사표현도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혈액검사나 x-ray 검사를 해도 특별한 소견이 없다. 효과가 뚜렷한 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답답하다고 하니 부모로서는 난감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한의학적인 치료를 원해 방문한 경우였다. 

매핵기가 증상이 생기는 경우는 다양하지만 성인의 경우 스트레스나 불면으로 생기기도 하고, 역류식도염이 있어도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이런 경우보다 코나 기관지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경우를 더 자주 본다. 코나 상부 기관지는 같은 점막으로 되어 있다. 아이들의 경우 호흡기 면역력이 완전하지 않아 염증으로 인해 점막에 있는 섬모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콧물이나 가래를 배출하지 못해 캑캑거리거나 이물감으로 답답하다고 호소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진찰해 보면 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를 동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이외에 다른 원인인 경우도 있다. 바로 스트레스다.

아이는 학교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복통이나 두통을 자주 호소하고 학교 가기 싫어한다. 심한 아이들은 틱 증상을 동반한다.

매핵기 증상은 아이들의 컨디션을 저하시킨다. 한의학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원인에 따라 처방과 치료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가까운 한의원에 방문해서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학교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어수선한 이때, 아이의 컨디션의 빠른 회복을 도와 새 학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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