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2달째 무급휴가중인 김예진씨(27·여·뇌병변)가 제주시내 한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재취업 소식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도내 10곳 중증장애인 392명 이용
취업 성공 장애인도 무급휴직·권고사직 등 생계 위협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 전반적 경기침체로 '장애인의 날'을 앞둔 장애인들의 얼굴이 어둡다.

도내 취업·돌봄 기능을 하던 일부 직업재활시설이 장기간 휴업에 들어간 것은 물론 취업에 성공해 재직 중이던 장애인들마저 직업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도에 따르면 도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제주시 7곳, 서귀포시 3곳 등 10곳으로 중증장애인 392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중 제주시 2곳. 서귀포시 1곳 등 3곳이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시설에 소속돼 있던 장애인은 급여의 70% 수준을 휴업수당으로 지급받고 있지만 훈련 중이던 장애인들은 예외다.

이뿐만 아니라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들마저 무급휴직·권고사직 등으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 한 사회복지시설에 문의한 결과 이곳의 도움을 받아 일자리를 구한 240여명 중 50여명이 무급휴직, 40여명이 권고사직 등으로 재취업과 생계 관련 상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 고용업체 대부분은 주 고객층이던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포장해 놓은 상품이 나가지 않으니 물건을 생산해 쟁여둘 이유가 사라졌다.

이러한 충격은 장애인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초콜릿 공장에서 포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예진씨(27·여·뇌병변)는 "코로나19로 중국인 등 관광객이 끊기다 보니 초콜릿 소비가 줄어 지난 2월초부터 2달째 무급휴가 중"이라며 "들어오는 돈이 없이 2달째 생활비 등 고정비용이 나가고 있어 불안감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불안감에 새 일자리를 알아보고는 있지만 불편한 몸으로 마땅한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관광지 인근 편의점에서 제품진열을 하던 고진호씨(39·지체장애)는 "편의점 매출이 크게 줄면서 사장님이 인력을 줄여야겠다며 다음달부터는 나오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비장애인인 알바도 있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몸이라도 건강하면 무슨 일에든 뛰어들 수 있지만 그런 마음이 있다 한들 장애가 있다며 고용해주는 사람도 없어 하늘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