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람의 '울어라! 바다야' 리허설 모습.

지난 17~18일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예선 겸 제25회 제주연극제' 결과
"4·3 겪은 일본출항해녀들의 끈기 있는 삶과 제주 역사 잘 드러낸 작품"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 대표팀으로 극단 가람이 선정됐다. 한국연극협회제주도지회는 지난 17~18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 겸 제25회 제주연극제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올해는 가람, 파노가리 2개 극단이 모두 창작극으로 경연을 벌였다. 심사위원은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극단 동숭무대 대표)과 김낙형 극단 죽죽 대표가 맡았다.

극단 가람의 '울어라! 바다야'(각본·연출 이상용)는 4·3으로 부모를 잃은 '순이'가 제주 출항해녀로서 살아온 굴곡진 삶을 그린 작품이다. 극단 파노가리는 자신의 의처증 때문에 뭍으로 도피한 아내를 찾아 상경한 겁 많은 사내의 우여곡절을 담은 '발자국'(각본·연출 문무환)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두 작품 중 '울어라! 바다야'의 손을 들어주며 "한 가족과 4·3을 겪은 일본출항해녀들의 끈기 있는 삶, 제주사람만의 역사를 잘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을 남겼다.

개인상 부문 연출상은 '울어라! 바다야'의 이상용 대표가, 최우수연기상은 '울어라! 바다야'에서 삼춘을 연기한 김금희씨가 수상했다.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중으로 연극제를 치르는 등 고충이 컸을텐데도 배우들의 투지와 열정은 주목할 만한 수준"이라며 "독창적이고 자생적인 창작극으로 긍정적인 연극제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연극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관객이 없는 연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도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연극제가 하나의 큰 축제로 인식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자체 등의 지원을 통한 인식개선과 관객유치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연기해 8월 30일부터 9월 20일까지 세종시에서 개최한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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