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고용호 농수축경제위원장

과거 물을 음료수처럼 사서 먹는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시대가 있었다.

지난 1991년 낙동강 폐놀 유출사건으로 인해 수돗물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생수판매를 금지하던 관련법령이 개정되었고, 1994년부터 판매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환경문제로 판매가 시작된 우리나라 생수시장 규모는 현재 1조3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 장기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 되고,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각별히 증가하면서 농식품 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개방으로 인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수입되는 외국산 농산물의 범람과 1인가구의 증가,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이미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농식품 산업에 커다란 파장이 예측되는 것이다.

특히, 급성장 하는 외식산업이 주춤하면서 식재료로 사용되는 농수축산물의 새로운 소비처 발굴과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의 지속세로 유행처럼 증가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구매(차량승차 구매)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농축산물로 까지 확대되며, 대부분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알맞은 가격에 농산물을 사고파는 것을 원하고 있고, 판매 방식보다는 좋은 품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것이 매진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지갑을 열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맞추기 위해 다각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는 인터넷 속도 증가만큼 줄어들고 있으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소비·유통과정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건강한 삶의 질을 지향하는 개별적인 소비패턴으로 변화하면서 농산물도 양보다 품질과 안전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1차 산업도 생산뿐만 아니라 어떻게 팔 것인지, 적응이 요구되는 시기가 되었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안정적인 소비구조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대량 소품종 생산 중심에서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전환이 가능해지며, 과잉생산의 우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소비패턴이 한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지구촌이 과거와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하다. 코로나가 불러올 농식품 산업 변화에 대해 제주 농업의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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