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현 제주도의회 민원홍보담당관

4·15총선이 끝났다. 상대성이 있기에 결과를 논하는 것은 사치인 것 같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 사태도 불안하나마 끝이 보인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봄의 중심으로 치닫고 있다. 절망이 희망으로, 불완전이 완전으로, 끝은 또다른 시작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 또한 지나 가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낙선의 패배로, 혹자는 뜻하지 않은 감염병으로 가족을 잃거나 고통받는 상황에 처해 있을 수 있다. 소비 부진은 소득 부진으로 이어져 신음하고 고통받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미어지는 가슴도 있다. 반면 당선의 영예로 누구보다도 따뜻한 봄을 마주한 이도 있다. 봄의 햇살은 절망과 희망, 높고 낮음, 짐과 이김에 상관없이 고루 비추고 있긴 하다. 다만 그 햇살의 감도가 다를 뿐이다.

이제 어렴풋 희망을 볼 수 있어

봄이 오면 꽃이 핀다. 봄의 어원 중엔 '보다'란 뜻이 있다. 이 봄. 지금 우리가 봐야할 건 희망이다. 봄을 뜻하는 영어 스피링 또한 샘솟다 싹트다, 용수철의 뜻이자 자연의 원리다. 어렵다고 낙담하고 절망에 빠진 들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러기에 희망을 쫓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기엔 모두의 배려와 돌봄이 있어서 가능했다. 숨쉬기 조차 힘든 방역복을 갑옷 삼아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119 구급대원. 팔걷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관계 공무원 등이 코러나 19의 영웅이다. 사재기 안하고, 마스크 양보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킨 국민. 그들이 있다.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를 위해 묵묵히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그들. 바로 국민 한분 한분. 그들이 진짜 영웅인 게다. 

어떤 이는 말한다. 지금까지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고 앞으로 가 더 걱정이라고. 맞다. 자식같은 농산물과 화훼단지를 트랙터로 갈아 엎는 농심. 창고에 산더미로 쌓인 감자에 싹이 돋아 폐기처분하는 농부. 친환경 1차산품을 애지중지 길러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하려던 농가는 또 어떻고. 매출액이 반에 반토막으로 떨어져 수익은 고사하고 임대료 걱정으로 날밤새는 자영업자들. 판로가 막혀 부도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대출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모두의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1일 최고 20만명이 북적이던 인천공항은 최근 하루 이용객이 고작 4000여명에 그치고 길게 줄세워진 비행기들. 정말 엄중하고 위중한 상황이다.

도민들은 힘들때 더 빛 발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서 맞서 싸우는 것이다. 비가 온종일 내릴 지라도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소소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가를 새삼 느끼는 때다.

불완전 사람도 완벽한 장미를 선물 할 수 있다. 글씨는 구불구불하지만 똑바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지 말고 세어야 한다. 

활을 쏘려면 과녁을 봐야 한다, 연주를 잘 하려면 청중을 봐야 하는 것이다. 피리를 불때는 구멍을 잘 막아야 하고, 북을 칠때는 소리나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 재난 지원금 등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신속하고도 선택과 집중을 요하는 이유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에 인색치 말고, 이제 우리 봄과 희망을 그리자. 

젖은 모래는 발자국을 기억한다. 제주도민은 어려울 때마다 이겨내는 저력있다. 힘들 때 더 빛을 발해 왔던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것이다. 지금 그 저력이 힐요하다. 수눌음의 정신으로 뭉치고 두려움을 함께 떨쳐 내자.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는 것이다. 함께 하나가 되어 긍정의 힘으로 이 봄의 희망을 가을에 여물게 해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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