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 300억원 대 '황금알 거위'서 '혈세 하마'로 오명 남겨
29일 영업 종료…지정면세점·온라인 강화 방침에도 '책임론'비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기대를 등에 업고 출발했던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세금 먹는 하마'라는 결과지를 남긴 채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공사 면세사업단은 23일 공사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업 종료 시점은 이달 29일이다. 현재 재고상품 판매와 특허 반납 절차를 밟는 중이다.

공사는 2009년 서귀포시 중문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지정면세점을 열었다.

이어 논란 끝에 2015년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사업 특허를 확보하고 2016년 2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에 문을 열었지만 매년 4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접근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 1월 제주신화월드로 위치를 바꿨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관광시장 위축과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을 상대로 한 공격적 마케팅에서 대기업 면세점 등에 밀리면서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만 160억 여원에 달한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제주도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만 140억원 상당에 이르는 등 적자폭은 300억대에 달한다.

공사는 시내면세점 철수에 따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 위치한 지정면세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성산포항과 전남 녹동항간 여객선 운항 재개(7월 예정)에 따라 성산포항 면세점 운영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온라인 면세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용 브랜드 발굴 등의 복안도 내놨다.

하지만 지정면세점 매출도 2014년 400억원대에서 지난해 330억원대로 감소했고 순이익은 6억원에 불과한 실정인데다 코로나19 여파 회복 시기가 불확실한 등 만성적자에 따른 경영 부실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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