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복지정책과 양은아

최근  우리 제주지역은 업종을 불문하고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가계 소득은 감소하고,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중소업체가 한 둘이 아니며, 실직자와 무급휴직자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기본소득 지원 등 앞 다투어 터져 나오는 소식에서 우리 경제가 어느 만큼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새삼 실감한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회 등 기부금 모금단체에 성금을 기탁하는가 하면, 엄마 손을 움켜잡은 작은 고사리 손에서부터 본인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기초생활수급자까지 우리 이웃이 또 그 이웃에게 서로를 걱정하는 진심을 담아 작지만 큰 정성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초, 정확히는 2월 1일에 있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기부사례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는 마스크 매점, 매석행위가 고개를 들기 시작해 여론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던 시기였다. 

1월 말 경에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한 분이 도내에서 약사를 하는,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기부자께서 당시에 구하기도 힘든 아동용마스크 5,000개를 포함해서 15,000개의 마스크를 기부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더욱이 매점, 매석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 한 장에 8백원하던 마스크가 2,500원까지 호가하고 있어 수천만원의 이득을 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조차 알리지 말아달라며 선뜻 마스크를 기부해 주신 그 분의 나눔의 철학이 숭고하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혼자가 아니라,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기부와 나눔을 통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함께 걸어가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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