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석 성장 선언 콘텐츠 '깜깜' 여전

접근성 확대·경쟁 심화 속 제주관광 메리트 약화 변화 주문 
재방문·체류기간 연장 등 콘텐츠 개발 절실…예산 의존 한계

'야간관광' 콘텐츠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도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뚜렷한 계획없이 단발성으로 진행하던 한계를 인정하고 관광을 위해 제주에 머물 이유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 연구 용역에 들어간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 트렌드가 급변한 데다 지역 공감대까지 확보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새 콘텐츠 이미지 도움…예산은 감소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에게 '제주'는 핫 플레이스 효과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3박4일 이상으로는 일정을 잡지 않는데다 5일 이상은 해외여행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관광 패턴이 근거리·짧은 일정·가성비로 바뀌면서 '재방문·장기체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해졌다.

여행전문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의 '2019 여행자·현지인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경비를 신경쓰는 경우가 2018년 3.4%에서 지난해 3.7%로 늘어났다. 근거리·일상 여행으로 이동 추세가 뚜렷하지만 제주의 더딘 대응이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먹거리는 물론 놀거리에서 현지인과 관광객간 평가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등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까지 도의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은 야간 콘서트와 조명 설치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2018년 8억5000만원을 들여 사계절 명품 해수욕장 등 3개 사업을 진행했고, 지난해는 삼다공원·누웨마루거리·탐라문화광장 등에서 야간 콘서트를 열고. 신산공원·칠성로 야간 경관조성 사업 등에 30억1500만원을 투입했다. 올해 배정 예산은 23억6700만원이다. 올해 야밤버스투어를 확대했고 야간관광 활성화 연구 용역에 1억2000만원을 반영했다.

△중장기적 변화 모색, 과감한 투자 필요
그 동안의 결과를 보면 예산을 배정한 만큼 참여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만 '야간 관광'영역으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계절이나 날씨, 감염병 등 외부적인 요소에 취약해 '도심형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에 의뢰해 '제주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사 및 연구' 용역을 통해 올해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야간관광 사업 대상지는 업계·학계·유관 부처 등 인터뷰 조사로 1차 선정하고, 해당 주민에 대한 영향과 인식을 정량조사해 2차 선정 후 전문가 자문을 실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중장기계획에 따른 체계적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개정된 제주관광진흥조례에 야간관광 콘텐츠·인프라 개발, 명소발굴 육성 및 홍보마케팅 등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갖춰진 상태다. 

하지만 실태 조사의 핵심인 선진사례 벤치마킹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문헌 고찰'로 대체돼 사례별 시사점과 적용 가능성 도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야간경관 조성사업에서 나타난 주민 반발과 야간 운영 상가 부족도 선제적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이번 계획을 통해 야간경관 조성이나 쇼핑 인프라, 문화 공연 시설·콘텐츠 확보, 야시장과의 연계 등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행사 위주 사업을 지역 단위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행정의 인식 변화와 과감한 투자도 절실한 시점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야간관광 타격이 매우 컸다. 외부적인 요소에 흔들리지 않는 야간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조사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상황이 안정되면 현장조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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