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라2동 오라cc 사거리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이 무성히 자란 잡초와 토사물로 뒤덮여있다. 박시영 기자

잡초와 토사물 뒤덥혀 시설물 형상 확인 어려워
일부 떨어져 나가 도로와 구분 안돼…사고 우려

시각 장애인의 보행 안전이나 유도를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이 오히려 이들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 오라2동 오라cc 사거리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무성히 자란 잡초와 토사물로 뒤덮였다.

도로 일부는 점자블록이 떨어져 나가 도로와 구분 짓기 힘든 모습이었다.

제주시 외도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까맣게 변색된 점자블록 일부가 뜯어진 채 방치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시각장애인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이 인도에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깔아놓은 바닥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보행 중 주의해야 할 곳, 동선의 변화지점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 진입 부분에는 점형블록을, 이를 유도하는 부분에는 횡단보도의 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선형블록을 설치해야 한다.

또 점자블록이 설치된 반경 20㎝ 이내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어야 하며 선형과 점형의 돌기로 보행·정지·분기점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형블록의 점자가 없으면 위험을 알지 못 할 가능성이 높고 선형블록의 방향이 잘못돼 있으면 위험한 곳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 시내 설치된 '점자블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등 허술한 관리 탓에 오히려 시각장애인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보행 중 발바닥이나 지팡이를 이용해 시설물의 존재와 대략적인 형상을 확인하는 만큼 도내 설치된 '점자블록'에 대한 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규격에 맞지 않거나 파손된 점자블록 등 즉각적인 보수가 필요한 장소는 바로 조치하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장애인단체 등의 조언을 얻어 보행 약자의 보행환경을 점검하는 등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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