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올스톱’ 일용직 근로자 생존위기

BCT 파업 한달간 지속…관급·민간 공사 줄줄이 중단
자재 부식·재시공 우려…기성금 미지급 등 사태 확산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 걸림돌 불가피​

지난 10일부터 도내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전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공사 중단 건설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 4부두 인근에 줄지어 세워진 BCT. 한권 기자

제주도내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파업 사태 장기화로 공사를 중단하는 건설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대규모 관급공사는 물론 민간 건설현장까지 멈춰서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도내 BCT 운전자들은 지난달 10일부터 시멘트 안전운송운임 인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도내 BCT 38대 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제주지부 소속 33대 운전자들이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하는 과정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BCT 파업 사태는 한 달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못하면서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시멘트 원료를 공급받지 못한 도내 레미콘공장 24곳이 멈춰 섰고, 도내 각종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이하 건설협회)에 따르면 BCT 파업 이후 지난 4일까지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도내 50여곳에서 진행되던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산항 어항시설 보강공사를 비롯해 어도초 및 법환초 다목적강당 증축공사, 삼양다목적체육관 건립공사 등 공공부문 공사는 물론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단독주택 공사 등 민간부분 공사도 중단된 상태다.

도와 건설협회가 파악하지 못한 소규모 건축공사까지 포함하면 공사 중단 건설현장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공사장에서 철근 가공 후 레미콘 타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철근 자재 부식 등이 우려되고 있으며, 재시공을 해야 하는 공사장도 생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더구나 공사 발주처로부터 기성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아 일용직 근로자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BCT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자 건설협회는 지난 7일 조속한 협상 타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건설협회는 “BCT 파업으로 레미콘 생산이 전면 중단돼 다수의 건설현장 가동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건설업계 종사자들의 생존위기 봉착으로 이어지는 등 건설경기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제주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최악의 상황에서 건설업마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면 경제 회생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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