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웅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장

1977년 시작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일찍이 미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기 위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만큼 그 우수성이 입증되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빌게이츠를 비롯한 샐럽들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모범적인 대응에는 보건의료인의 열정과 희생정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큰 역할을 했지만, 전 국민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한 것이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더 높아진 시민의식을 보면 우리 사회가 명실공히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19의 모범적 대응 이면에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묵묵히 뒷받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도 "한국은 건강보험 지원에 의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광범위하게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코로나19의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에 따라 "치료비 부담 없음"이라는 큰 장점 때문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치료비가 중증도 환자의 경우 약 1,000만원이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80%, 국가에서 20%를 부담하기 때문에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0원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치료비 평균은 4,300만원 수준으로 민간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이 금액을 전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와 높은 의료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독일의 보험료율은 14.6%, 프랑스 13%, 일본 10% 등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으나, 한국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6.67%로 매우 낮으면서도 사업장에서 절반을 부담하여 본인은 3.335%만 납부하면 된다. 보험료는 적게 내지만 의료의 접근성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이다. 2017년 기준 OECD 외래이용 횟수가 평균 6.8회인데 반하여 한국은 16.6회이고, 입원의 경우 OECD 평균 8.1일인데 한국은 18.5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고, 필요하면 입원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높은 의료접근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방역당국에 코로나19 환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제공하여 환자의 분류,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하였고, 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험군을 분류하여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중증환자는 의료기관 음압병상에 입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여기에는 한국 의료인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빼 놓을 수 없다.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의료공급자로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온 한국의 의료기술은 이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미 선진국의 표준이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희생정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의료인의 열정에 감사하기 위해 "덕분에 챌린지"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덕분에 챌린지는 의료인 덕분에 코로나19 대응이 성공하였다는 것으로 문재인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경제, 문화예술, 체육, 시민사회계 인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도 국민건강보험 DB를 활용하고 있다. 지원금 지급기준 설정뿐만 아니라 공단의 DB를 지자체에 제공하여 국민이 지자체에 재난지원금 신청 시 자격득실확인서 및 납부확인서 제출 생략 등 국민의 편의를 도모케 하고 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건강에 위협을 받을 때는 언제든지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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