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양병우 의원

지난 4월, 도매시장에서 깐마늘이 kg당 3,914원에 거래되었다. 이 기간 평년가격이 6,496원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큰 폭의 하락이다. 다행히 정부에서 채소가격안정제와 긴급가격안정을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특히, 생산비용이 많고 수확시기가 빠른 제주산 마늘은 이래저래 찬밥 신세이다. 마늘 대책에서 제주지역의 특화성이 고려  되지 못한 점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도 왜 마늘 가격이 하락했는지 이유를 명확히 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4년 11월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한·중 FTA에 따른 국내농업 피해 대책에 대한 특별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관세의 부분철폐 문제가 거론되었다.

김치는 주재료인 배추뿐만 아니라, 마늘과 고추, 무 등 각종 채소를 혼합해 만든 식품으로 김치 수입이 국내산 농산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농림부장관은 관세철폐가 되더라도 중국산 김치의 경쟁력이 약하며, 한국산 김치 수출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자신하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김치 수입량은 30만6049톤으로 4년연속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한다. 수입물량 가운데 99.9%가 중국산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량은 2만9626톤이며,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103톤에 불과하다.

경쟁력이 있다던 우리의 김치는 어디로 갔을까? 한·중 FTA 체결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면밀한 분석 없는 개방농정이 국내 농업을 생존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번 마늘사태 또한 정부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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