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 취재2팀 기자

코로나19 생존의 기로에 놓였던 자영업자들, 등교가 미뤄졌던 힉생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던 시민들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 사태로 추가 확진자가 다시 두 자릿수로 늘면서 그런 기대와 희망은 무너져 망연자실하고 있다.

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구로 콜센터 사태'와 달리 '이태원 클럽 사태'에서는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던 시기에 다시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노의 목소리는 클럽,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을 자주 찾는 젊은층에게 집중된다.

젊은층은 고령층에 비해 면역력이 강한 편이고, 막상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없거나 완치율이 높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덜 할 순 있다. 

그러한 안일함 속 '숨은 감염자'가 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을 불러일으킬 가능성 또한 높다.
실제로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 가족에 전염시킨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있다.

클럽이나 교회같은 밀집시설에 대한 집단감염 우려는 신천지 사태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온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개인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암묵적 신뢰가 있었다.

그러나 이태원 사태는 그런 믿음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실제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해오던 제주가 '이태원 클럽 사태로 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구멍이 뚫렸다. 이에 도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자녀가 학교에 갈 날만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들도 '도대체 몇 번째 개학 연기'냐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이태원 사태는 일상의 회복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새삼 확실하게 일깨워줬다. 지금 일터를 잃고, 등교 조차 못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설마 내가'라는 안일한 생각은 일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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