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羊頭狗肉)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 겉과 속이 다름,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 등을 뜻한다.

양두구육은 송나라 때 지어진 '오등회원'에서 유래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제 나라 영공은 여자들이 남장하는 것을 보기 좋아했다. 영공의 특이한 취미가 온 나라에 전해지자 제나라 여인들이 남자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이를 전해들은 영공은 남장을 금지시켰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영공은 당대 명성있는 사상가인 안자에게 남장금지령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안자는 "군주께서는 궁궐 안에서는 여인의 남장을 허락하시면서 궁 밖에서는 못하게 하십니다. 그것은 마치 양 머리를 문에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영공은 궁중에서도 남장을 금지했고, 제나라 전국에 남장하는 여인이 없게 됐다.

제주4·3특별법이 20대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제주도민의 염원인 제주4·3특별법이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에서 자동폐기 법안으로 전락한 것이다. 20대 국회 임기 등을 감안했을 때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15 총선을 전후해서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4·3특별법의 20대 국회 통과를 강조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월 3일 제72주기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서 4·3특별법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피해자 배·보상액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정부 부처간 합의가 이뤄졌다고도 발표했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정부가 배·보상액 등과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4·3특별법 개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였던 것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야당 후보를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이나 당선인들은 20대 국회 처리 무산에 대한 논평 한줄도 내지 않고 있다. 도민들이 출범을 앞둔 21대 국회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이유란 것을 당선인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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