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성민 의원

"구름이 태양의 표면을 가릴 때, 태양의 둘레에 생기는 불그스름한 빛의 둥근 테." 이 풀이는 광환(光煥), 즉 코로나(corona)이다. 태양의 이글거리는 빛과 유사한 모양을 가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 문명에서 유래 없는 변화를, 전 세계에 그것도 매우 단 시간 안에 가져왔다. 사실상 영화에서나 볼 법한 상황들이 현실에 나타나면서, 불안과 절망에 직면케 했다. 그러나 의료진과 공직자, 그리고 온 도민의 노력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추세를 진정시켰다. 현재 이태원 발(發) 집단감염의 위험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곧 다시금 생활방역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기에, 학계, 경제계 등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논하기 시작했다. 즉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  정부와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여러 논의 중 제주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바로 '필수노동 저임금 노동자의 재발견'과 '비대면, 즉 언택트(untact) 경제의 도래'라고 본다.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신자유주의는 효율성을 위해 모든 위험 부담을 약자에게 지워, 실상은 노동자인 사람들을 법적으로 자영공급자로 만들어 권리를 빼앗았다고 말한다. 바로 지금 생계의 극단에 몰린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및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생존하는데 기본이 되는 청소, 배달, 돌봄, 음식판매 등 필수 노동을 제공하지만,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 또한 이러한 노동자의 비중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며, 이들의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제대로 수행해 나간다면 제주의 복지체계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다음으로 언택트 경제의 도래는 제주의 관광산업에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왜냐하면 사람과의 접촉을 꺼려 단체 보다는 개별관광이 많아지되, 실내시설 이용은 감소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오름 등 자연경관만 즐기고, 시설 관람 및 이용을 하지 않는다면, 실상 지역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사람 간 접촉을 줄이되, 제주에서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변화가 무엇보다 빠르게 추진되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하여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차근히 준비해 나간다면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것임은 분명하다. 그 길에 나 하나의 힘 또한 보탤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