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산 제주마늘의 수매단가에 농가 반발이 거세다. 당초 수매계약 가격은 물론 정부 수매가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지역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마늘제주협의회는 지난 15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올해산 마늘의 수매단가를 ㎏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전국적으로 생산량 증가로 올해 마늘 유통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매가격을 낮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농협의 마늘 수매가 2000원은 2014년(1750원) 이후 최저치다. 또 지난해 12월 잠정 결정된 수매계약 가격(2500원)보다 500원이 적을 뿐 아니라 올해 정부 수매가(2300원)보다도 300원이 적은 금액이기도 하다. 생산단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제주마늘의 생산 단가는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8년 ㎏당 2899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9년 2326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생산 단가는 2495원이다.

농민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제주 마늘농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과잉생산과 가격폭락 사태에 재배면적을 줄이고 마늘생산자협회를 만들어 산지폐기를 하는 등 가격 보장을 위해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농협은 생산단가보다도 낮게 수매가를 결정했으니 농민들이 분노할 것은 당연하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 등은 지난 18일 농협 제주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산 마늘 수매가 2000원 결정은 농민 우롱"이라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이처럼 농가 반발이 커지면서 마늘제주협의회는 농민 대표들을 만나 올해산 마늘 수매단가를 다시 결정할 것을 약속했다. 23일 도내 첫 마늘 수매가 시작되기 전에 협의회를 열고 수매가격을 재논의할 방침이다. 이번에는 협의회가 일방적으로 수매가격을 결정할 것이 아니다. 사전에 농업인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마늘농가의 어려움과 현실을 반영한 수매가격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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