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롬왓에 핀 보랏빛 유채꽃

바람과 하얀 메밀꽃, 노란 황금보리가 만드는 장관
표선면 성읍리 '보롬왓'에서 만드는 5월 꽃의 향연 

바람이 많은 섬 제주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메밀과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가 장관을 이룬다. 제주 봄의 전령사인 노란 유채가 아닌 보라색 꽃을 피운 '보라유채'도 제주 5월에 빼놓을 수 없는 꽃이다. 형형색색 색을 바꾸는 '도깨비 꽃'인 수국도 도민과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소금을 뿌려 놓았나"

제주는 바람이 많은 섬이다. 제주의 세찬 바람은 제주 사람들의 삶을 고단하게도 했지만 알록달록 꽃 색과 향기를 실어나르며 지친 몸을 달래주기도 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보롬왓'에는 바람과 제주의 꽃이 만들어낸 '왈츠'가 펼쳐진다.

보롬왓은 바람의 제주어인 '보롬'과 밭의 제주말인 '왓'의 합성어로, 보롬왓은 바람이 부는 밭이란 의미다.

바람 부는 밭 보롬왓은 메밀, 보리 등을 재배하는 밭이다.

하지만 단순히 농작물만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밭과 작물 특성 등을 활용해 문화·관광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롬왓 메밀꽃밭 풍경

5월 보롬왓은 하얀 메밀꽃과 노랗게 익어가는 청보리가 장관을 이룬다.

6만6000여㎡ 규모의 메밀밭에는 메밀꽃이 한창이다. 메밀밭 옆에는 지난 봄에 영롱한 초록빛을 냈던 보리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몽글몽글 초록색 양탄자 위에 하얀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메밀꽃과 바람에 몸을 누이는 '황금 보리'는 '힐링'을 선사한다.

보롬왓에서 꽃 구경을 하다가 잠시 보롬왓 카페에 들러 메밀 음료와 메밀 빵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이색 체험이 된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에도 보롬왓 화원에 앉아 비를 맞는 메밀꽃밭을 구경할 수도 있다.

△5월에 유채꽃이?

제주 유채꽃은 제주의 봄을 알리는 꽃이다. 그런데 5월 제주에 유채꽃이 만발했다.

5월에 핀 유채꽃은 노란색이 아닌 보라색이다. 보롬왓에 보랏빛 유채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보라유채는 중국이 원산지로 소래풀 또는 제비냉이, 제갈채 등으로 불리며, 보라유채는 십자화과 소래풀속으로 분류되는 한두해살이 풀이다.

3월에서 6월에 옅은 보라색 꽃을 피우는 보라유채는 지금이 한창이다.

여름 장마를 앞두고 보롬왓에는 '도깨비'를 닮았다고 하는 수국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가 한창이다.

6월 제주에서는 형형색색 솜사탕을 얹은 것처럼 달콤한 풍경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여름이면 '도채비고장(도깨비꽃의 제주어)'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색으로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수국은 도깨비처럼 색을 바꾼다고해서 제주에서는 도채비고장으로 부른다.

산수국 꽃은 붉은색에서 파란색까지 다양한 색깔로 피며 수정이 이뤄진 이후에 꽃 색깔이 변한다. 흰 산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제주에서는 6월부터 산수국이 자태를 드러낸다. 산수국은 꽃잎이 없이 암술과 수술로 이루어져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만든 무성꽃이다. 

산수국은 토양 성질이 알칼리성, 중성, 산성 등에 따라 분홍, 흰색, 남색 등으로 제각각이다.

이번 주말 보롬왓에서 꽃과 제주의 바람이 만들어내는 왈츠를 만끽하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보자. 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람객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등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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