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H. D. Thoreau)는 「월든:숲속의 생활」에서 "내가 숲으로 간 이유는 사려 깊은 삶을 살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만 직면하고,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과연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죽을 때가 되어서 자신이 전정한 삶을 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통곡하는 꼴이 되고 싶지 않았고,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소로는 181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세속적인 명예나 물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연과 교감하며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동식물 연구가 겸 수필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추구한 사상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생태적인 삶에 기초한 것이었다.

검소하고 소박한 삶

소로는 자연을 매우 사랑해서 주변에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 호수인 '월든'에 직접 오두막을 지었다. 1845년 3월부터 그곳에서 보낸 2년 2개월 동안의 삶을 기록한 책이 「월든」이다, 소로는 흡사 우리나라의 법정 스님을 연상케 할 정도로 평생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영위했다.

그는 자신의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가장 좋은 방, 언제든지 손님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응접실은 바로 집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이었다. 그는 언제부턴가 숲속의 새와 식물들과 함께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숲에서 맞이한 첫 번째 여름, 그는 책을 읽지 못했다. 숲속의 친구들과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했다. 이렇게 소로는 「월든」에서 자연과 더불어 일상의 삶과 계절에 따른 변화를 함께 누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에서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라고 말한다.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소로에게 삶의 '진실'은 추상적인 사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생활 안에 있었다. 그는 단순 소박하며 자족적인 삶, 노동하되 노동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영과 욕망에 의해 모든 것이 지배되고 삶의 본질이나 목적과 동떨어져 버린 오늘날, 소로의 삶과 사상은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소를 앞세워 밭을 가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그는 묻는다. 누가 주인인가? 농부는 제가 소를 부린다고 여기겠지만, 소로가 보기에는 영락없이 소가 농부를 끌고 가는 형국이다. 더 많은 부, 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물질과 육체의 노예가 되어 간다고 그는 생각했다. 소로는 '더 많은 영혼', '더 높은 이상'을 원했지만, 세상은 '더 많은 물질', '더 발전한 자본주의'를 원하고 있었다. 소로는 지나치게 물질화 문명화되어가는 사회를 경계하면서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월든」의 숲속의 삶에 대한 기록은 20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정도로 값진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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