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제주관광공사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이 4년 만에 160억원의 적자를 내고 철수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제적인 여러 환경변화가 경영을 어렵게 한 것 같다. 

중문 컨벤션센터에 있는 내국인 전용 지정면세점 경영은 어떤가? 2017년 매출 477억원에 순이익 57억원, 2018년 401억원에 19억원, 2019년 343억원에  4억원으로 매년 매출과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 활기를 띠지 못하는 중문의 위치적 불리함과 유명 브랜드 유치 어려움이 원인일 것이다. 성산항이 재개되어도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면세점 경영 악화 일로

그러면 개선방안은 없을까?

첫째, JDC와 협의해서 현재 면세점사업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JDC에서 제주관광공사에 일정금액을 관광진흥자금으로 제공케 하는 것이다. 공기업인 두 면세점이 경쟁하면서, 안 해도 될 할인 행사로 서로 수익을 감소케 하는 부분도 있다. 이를 JDC면세점이 독점케 하여 수익을 높이도록 하고, 매년 이익금 중 적정수준을 제주관광공사에 내놓게 하는 것이다. JDC입장에서도 중문면세점 매출흡수와 독점경영으로 크게 손해만 보지 않을 것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이 자금으로 관광홍보나 사업으로 관광객이 많아지게 하면 JDC면세점 수익도 따라서 올라가게 된다.

다른 측면으로는 제주관광공사가 이 자금을 종자돈(Seed Money)으로 활용 하여 관광사업을 할 수 있다. 고정 이자로 상당액의 개발자금을 동원할 수 있으며, 이것으로 한라산 모노레일 등을 직접 설치 운영하거나, 또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

둘째, 굳이 현재의 매장을 운영하고자 하면 사전면세를, 관세가 포함된 사후면세제도로 전환하는 것이다. 영업 전략에 차별화라는 것이 있다. JDC와 경쟁하려면 뭔가 달라야 하고 특색이 있어야 한다. 지금 제도처럼 중문면세점에서 구매하고, 떠날 때 공항에서 물품을 받는다면 중문매장에서 꼭 살 필요가 있을까? 사후면세라는 것은 일반가격으로 현장에서 물품을 인도 받고, 출도할 때 현재의 공항 인도장에서 영수증을 제출하면 면세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이다. 

그러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관광지에 와서 양주나 다른 물품들을 인도 받아 호기롭게 마시고 즐기게 해 주는 것으로, 관광객이 직접 매장을 찾게 하는 유인책이 될 것이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견물생심으로 다른 품목들 매출도 올라간다. 우리가 마트에 갔다가 생각지 않았던 물품을 사게 되는 경우와 같다. 또 중문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공항인도장으로 수송, 보관할 비용도 없어진다. 그럼에도 유명 브랜드 유치 어려움으로, 일부 개선할 수는 있어도 꼭 희망적이라고 단언할 수만은 없다. 

제주관광공사가 대안으로 공항에 면세점을 개점하겠다고 하는 것은 JDC가 동의할 것 같지도 않으며, 새로운 발상으로 조성한 상권을 옆에서 나누자는 것은 일반적인 상 도의상으로도 맞지 않다. 

JDC와 합의점 모색해야

필자는 JDC가 창립할 때 초대 영업본부장으로 임명받아 7개월 만에 현재의 공항면세점을 개점했다. 그 7개월 동안, 처음 하는 내국인 면세점이라 정부 측과 제도를 조율하고, 매장위치를 결정하고, 인원과 시설, 브랜드를 유치했다. 개설자금은 은행에서 250억원을 빌려 썼다. 

개점 첫해에 1천억원을 매출하고 250억원의 순이익을 내어 투자자금을 그 해에 회수했다. 그런 경영경험으로 현재 내국인 면세점에 걸려있는 갈등 문제를 위의 첫째 개선안으로 양 기관이 검토해 보기를 제안한다. 대승적으로 이를 합의한다면 제주관광공사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고, JDC는 도민의 싸늘한 눈총을 피할 수 있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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