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아 「아버지의 나라는 없었다」

「아버지의 나라는 없었다」는 독립군 장군의 딸이 일본인의 현지처로 살아온 삶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자전소설이다.

해방 후 술에 취해 분노를 가족에게 퍼부었던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듯이 결혼을 택했지만 끼니를 이을 쌀 한 톨, 연탄 한 장 살 돈도 없는 신혼생활이 이어졌다.

아픈 삶의 기록에 독립투사의 딸이라는 정체성과 올곧은 역사의식까지 담았다. 산업화와 유신독재시대에 유년과 젊음을 살았기에 한 시대를 증언하는 한 폭의 사실적 풍경화 같은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운명적인 삶의 고통에 굴하지 않고 온몸으로 싸안으려는 처절한 투쟁의 기록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과거와 해원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다락방.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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