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인식 조사로 본 제주 미래전략

도민 63% 삶의 질 좋아질 것
지역경제 활력 요인 늙고 위축
포스트 코로나 위기이자 기회
"경쟁력 지속 유지 고민해야"

앞으로 10년 후 제주 도민의 삶의 질은 과연 나아질 것인가. 제민일보가 미래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6~23일 진행한 '제주발전을 위한 도민인식 조사'에서 응답 도민의 63.0%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빠질 것이란 의견은 17.7%, 변함없을 것이란 답변도 19.3%였다.

긍정적 의견은 서귀포 읍면(73.0%), 여성(66.7%), 40대(68.2%), 전문대(65.1%) 및 대학교(64.3%) 졸, 기타 무직(70.4%)에서 많았다. 반대 의견은 서귀포시 동지역(23.9%), 남성(20.0%), 30대(22.5%)와 60대 이상(25.0%), 1차산업(26.3%)과 전업주부(25.7%), 학생(21.9%)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분포했다.

제주시는 동지역과 읍·면간 생활 격차가 크지 않은데 반해 서귀포는 지역별 체감 정도가 달랐다. 정착에 있어 안정성이 덜한 30대가 40대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졌고,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등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60대 이상도 삶의 질 개선에 의문을 제시했다. 가계 경제를 쥐고 있는 전업주부는 2명 중 1명(51.4%)만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품었다. 

원도정 2기에 들어 관심 소홀 논란을 낳았던 1차산업 영역의 결과지는 예측이 가능했다. '청년이 살기 좋은 제주'의 외침이 빈 메아리로 돌아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진 4차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기후변화 가속화, 인구구조 변화,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전 등 대내·외적 변동 요인에 감염증 등 돌발 변수와 균형 발전 함정까지 삶의 질에 대한 도민 체감도를 조율할 힘은 점점 빠지는 실정이다.

한때 제주 발전 바로미터로 활약하던 순유입 인구 증가세 후퇴 흐름만 봐도 알 수 있다. 20대 순유출과 몇 년 전 제주살이를 선택했던 30·40대 리턴은 앞으로 제주가 뭘로 먹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맞물린다. 경제 활력 요인이 늙고 위축되는 상황에서 어떤 미래 성장동력을 키울 것인지를 그리는 것은 틀리지는 않지만 맞는 답은 아니다.

공공서비스 의존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협치는 겉돌고 '제왕적 도지사'만 남았다는 아우성의 '맨 얼굴'이기도 하다. 제주의 공공분야 GRDP는 전체 경제활동의 11.27%에 불과하지만 성장기여도는 2016년 이후 건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뒤집어 보면 광풍 수준의 부동산 경기 호황과 개발사업이 이끌었다는 최근 몇 년의 제주 성장세가 꺾인 배경에 이런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코로나19는 기회 구조를 갈수록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국비 확보를 위해 자체 역량과 재정자립도를 보다 고도화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혔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석좌교수는 "제주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만든 동일한 시점의 동일한 경험은 변화에 대한 민감성과 익숙해질 기회를 줬다. 제주가 잘 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까지 고민해야 미래도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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