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공보팀장 김정수

어느 방송국에서 계약직 삶의 설움을 이야기로 담은 책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임계장이야기'인데 63세의 나이에 임시계약직으로 살아가면서 접한 노동일지를 담았다. 임계장이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지은이는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다 2016년 퇴직 후 4년째 시급노동자로 일하는 분으로, 버스회사 배차 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경비원, 버스터미널 보안요원을 거쳐 현재 주상복합건물 경비원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다. 시급노동자로 겪은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정리한 내용이다. 

책 내용을 읽다보면 임시계약직의 우리사회일원으로 산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외로운 것 같다. 내용 중 "어이, 경비! 이 새끼, 당신 그런 일 하라고 월급 주는 거 몰라?, 자기아이한테 "너도 공부안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 등, 만일 본인이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아파트 경비원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경비원은 할 수가 없다"라는 동료경비원의 말에서 안쓰러운 현실을 느낀다. 

최근 서울의 모아파트 경비원이 입주자의 갑질에 시달리다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경비원으로서 심한 모멸감과 학대를 견디지 못했으리라 짐작된다. 반복되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서민들은 퇴직하고도 10년 이상은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퇴직 후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평생 자식들만 돌보다 정작 본인의 노후를 돌보지 못하는 퇴직 후 빈곤층을 바라보면서 우리사회에서는 임시계약직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해결 및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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