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평생교육과 양성욱

'삼춘, 어디 감수광?', 우리 제주에는 마을 어른을 '삼춘'으로 통칭하는 문화가 있다. 예로부터 섬의 지리적 특수성에서 생겨난 '괸당'문화가 그것. 척박한 섬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생겨난 괸당 문화는 기쁜 일·슬픈 일·어려운 일을 함께 나누고, 도둑과 거지 그리고 대문이 없는 삼무도(三無島)로서 제주 공동체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도민 간 신뢰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괸당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청렴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일부 사람들은 의구심을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괸당 또는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우선시 해주면서 소위 '관련 있는 사람'들끼리 카르텔을 만들게 된다면, 우리 제주 공동체의 신뢰를 깨뜨려 과거의 좋은 미풍양속이 오늘 날 청렴 제주 실현에 장애물로 비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일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도록 그 과정도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제주도가 삼무도(三無島)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좁은 지역 사회 특성에 따라 잘못한 일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현재 제주에서도 마찬가지, 숨김없이 투명하게 처리되었을 때 우리 제주는 청렴·공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청빈한 관리로 유명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저서 목민심서에서'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의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고 했다. 과거의 관행을 지키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청렴·공정해야 하는 일에 '삼춘'과'괸당'문화가 끼어든다면, 그것은 제주 공동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지혜가 짧은 행동이 될 것임을  우리 모두가 충분히 공감할 터, 우리 '괸당'문화의 좋은 면은 계승하면서 제주에 맞게 적용해야 청렴하고 공정한 제주 실현을 위한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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