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시장 의존 ↑, 당분간은 여행 계획 없다 69.9%
생활 속 거리두기 마케팅 한계, 방역 비용 증가 부담으로
여름 경제포럼 잇딴 취소·연기 여름 MICE 시장도 찬물

제주 관광에 드리운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경쟁력을 키운다는 긍정적 흐름이 아니라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만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올해 상반기는 아예 기대를 접어야 하는 등 살얼음판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주는 좋은데 9월 이후에

10일 한국관광공사의 '코로나19 국민 국내여행 영향조사'에 따르면 국내여행 재개 때 첫 희망지로는 10명 중 4명은 '제주도(43.3%)'를 꼽았다. 두 번째인 '강원도(23.4%)'와 비교해서도 희망 비율이 높았다. '경상도(14.0%)', '부산(10.4%)', '전라도(6.9%)', '경기도(1.3%)', '충청도(0.7%)' 등에 비해 높은 인기를 확인했지만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응답자의 69.9%가 '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 중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답했다. 예방 수칙만 잘 지킨다면 괜찮다는 응답은 30.1%에 그쳤다. 국내여행 재개 시기 역시 '9월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응답자 3명 중 1명(33.9%)가 '가을은 돼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6월 중후반(12.7%)'과 '7월(13.6%)', '8월(10.3%)'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10% 초반에 불과해 여름 성수기 회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동반자 1순위로는 '가족(99.6%)'을 꼽았고 '친목단체·모임(0.1%)', '친척(0.8%)', '직장동료(1.1%)' 등 단체여행은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제주로 오세요"눈치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비대면' 패턴 부상과 국내 여행지 선호다. '여행지 선정 기준' '여행 횟수' '여행 테마' '여행 일정' '여행 수단' 등에 대해 타인과 접촉 최소화에 특히 신경을 썼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숨겨진 여행지를 선호했고, 여행 횟수를 줄이는 대신 개인위생 등에 보다 신경을 쓰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5차례 개학 연기로 학사일정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타 지역 감염 사례를 우려한 수학여행 기피 경향도 간과하기 어렵다. 타 지역에서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경우 역시 방역 관리 등에 있어 적극 유치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출혈·편법 저가 마케팅이 고개를 들며 제주 관광이 후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신규 채용을 할 수 없는 데다 부정기적 관광 수요로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부정 요소로 꼽힌다.

△하계 MICE 시장도 냉랭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하반기 일정을 잠정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제주 관광업계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이미 일반 학술행사나 이벤트성 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는 등 MICE시장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매년 7월 개최하던 '대한상의 제주포럼'의 올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한상의가 2008년 제주포럼 명칭으로 행사를 시작한 이래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14회째를 맞는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당초 6월에서 오는 9월 20~23일로 미뤘다. '제주 개최'라는 계획은 바꾸지 않았다.

2월부터 잠정연기 상태인 한국경영자총협회 최고경영자 연찬회는 물론이고, 아직까지 일정을 내놓지 않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까지 제주 개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언제 어디서 개최할 지 여부를 언급하기 어렵다"며 "현재 상황에서 연사들의 초청 일정 등을 재조율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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