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 수형인 유가족들이 8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한 명예회복과 재판 진행을 촉구하고 있다.

4·3유족회 임원회의 열고 개정안 내용 확정
11일 통합당 최고위원 원 지사에 협조 요청
오영훈 의원 이르면 이달말 대표발의 계획

21대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는 9일 임원회의를 열고 21대 국회에 제출할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4·3특별법 개정안)' 내용 등을 확정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이 대표 발의한 4·3특별법 개정안을 골격으로 21대 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에는 희생자와 유족 배·보상,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시행과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운영 등 내용이 담겼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오영훈 의원은 이르면 이달 말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오영훈 의원은 대표발의에 앞서 법제실 자문 절차를 거치는 등 개정안 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슈퍼여당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4·3특별법을 채택, 개정에 힘을 실으면서 21대 국회초기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4·3특별법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온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4·3특별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달 미래통합당 이채익(울산 남구갑) 의원과 제주와 연고가 있는 미래통합당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의원, 황보승희(부산 중구영도구)를 만나 4·3특별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승문 회장은 11일 오후 5시30분 제주도청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야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송승문 회장은 "여러 차례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만나 4·3특별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며 "11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지사를 만나 야당 의원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당론으로 4·3특별법 개정을 채택한 만큼 재발의에 힘쓸 것이며 현재는 보완 단계에 있다"며 "야당 의원들이 4·3특별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2017년 발의됐지만 정부 부처 이견과 야당 반대로 국회에서 2년 넘게 계류하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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