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의원장·의료자문위원

사람의 관절개수는 187개이며, 그 중 엉덩이관절이라고도 불리는 고관절은 무릎관절과 함께 사람에서 가장 큰 관절 중 하나이다. 고관절은 골반뼈와 허벅지뼈가 연결되는 부위로 허벅지뼈는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있는 '대퇴골두', 골반뼈는 공을 감싸는 소켓 모양의 '비구'로 구성되어 있다. 관절에서 뼈의 표면은 관절연골로 덮여있으며, 관절내부는 약간의 관절액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구조로 되어있는 사람의 고관절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 날이 미끄러지는 것보다 더 부드럽게 관절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고관절은 큰 근육들과 힘줄들에 의해 둘러싸여 매우 안정적이며 신체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특징도 있다. 이런 고관절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 대표적인 질환은 세가지 정도이다. 우선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공 모양을 하고 있는 대퇴골두에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골두부위의 뼈가 죽어버리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음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연관되어 있다. 다음으로 고관절 관절염은 선천적 변형, 퇴행성, 류마티스, 외상, 감염 등으로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그리고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관절의 가장자리에서 뼈끼리 부딪히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며, 최근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이 늘면서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고관절 질환들의 증상은 한곳에서만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타구니 쪽, 엉덩이 쪽, 허벅지 쪽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이나 이상근증후군 같은 골반질환과 혼돈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관절 부위는 세밀한 진찰과 여러 영상장비들을 활용하여 원인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한 부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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