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사랑의 열매 공동기획 희망나무 <3>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 관계자들이 '면 생리대'를 만들고 있다. 박시영 기자

고령 시니어 재봉사 채용
우울증 해소·자신감 회복

"제주 엄마들의 좋은 마음과 재료로 만드는 면 생리대, 여성 일자리·환경 모두 잡았죠"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이사장 이경미)'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남식)와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조수용)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나이로 인해 채용이 거부돼 온 재봉사를 채용하는 '시니어 자존감 높이는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여중생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대신 사용했다는, 일명 '깔창 생리대' 사건이 뉴스를 타던 때 청소년들의 부담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제주지역내 엄마들의 생각이 모여 작은 발걸음을 시작했다.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은 현재는 면 생리대를 만들어 지역 여성들에게 나누고 제작해 판매하는 곳으로 재봉사로 일하고 싶은 의욕은 있으나 나이로 인해 채용이 거부되는 경력직 노인을 채용하면서 일자리 해소와 우울증 예방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경력 재봉사가 젊은 재봉사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아실현을 보장해 주고 있다.

이렇게 판매된 면 생리대 수익금의 일부는 국내외 소외계층 소녀들에게 매달 200개의 면 생리대를 기부하는 데 사용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생리대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지원한다는 게 함께하는그날의 의지다.

실제 지난 2018년 제주도 초대 교육감인 고 최정숙 선생의 뜻으로 설립된 아프리카 부룬디 최초 국립여자고등학교 '최정숙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600여 개의 면 생리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경미 함께하는그날 협동조합 이사장은 "이곳에서 일하시는 시니어분들 모두 좋은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있다"며 "한번은 친구가 본인의 어머니가 만든 소품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그거 우리 엄마가 만든 거야'라며 자랑했다더라"고 한 시니어 재봉사의 뿌듯했던 일화를 설명했다.

이어 "예전 할머니 세대에는 플라스틱, 비닐 일회용 없이도 삶이 가능했다. 지금 우리가 아끼고 미래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남겨줘야 한다"며 "앞으로 면 생리대 보편화와 더불어 소셜프랜차이즈 지구별가게를 제주 마을 곳곳에 만들어 플라스틱 행성을 친환경 행성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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