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경로당 및 무더위 쉼터 곳곳 운영 중단
자택 생활 이어가…운동 부족 및 우울감 등 이중고 토로
시범 개방 후 확대 등 대책 절실…"불편 해소 만전키로"

"최근 더위에 오갈 곳도 마땅치 않은데다 집 밖으로도 나서지 못하면서 답답해 죽겠습니다"

제주지역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노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도내 경로당 곳곳이 임시로 운영을 중단하면서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철마다 노인 등을 위해 냉방 장비가 설치된 경로당을 중심으로 무더위 쉼터 운영도 함께 중단하면서 이른 더위에 노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경로당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택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운동 부족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모 할머니(76)는 "자주 가던 경로당이 몇 달째 문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이러다가 골병이 날 지경"이라며 "감염증 때문이기는 하지만 무더위 쉼터마저 이용하지 못한다면 올해 여름 어떻게 날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특히 지난 22일 도내 국가유공자 유족들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자택을 방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경로당 운영 중단에 대한 불편사항을 털어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는 경로당 등 실내 무더위 쉼터 운영을 제한하는 대신 정자와 나무 그늘, 공원 등 개방된 실외장소를 활용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온열 질환 우려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문제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내 동·서 지역 일부 경로당에 대한 시범 운영 이후 개방을 확대해 나가는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에 만전을 기해 조기 극복하는 등 경로당이 다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더위 쉼터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분석·보완하는 것은 물론 생활밀착형 폭염 저감 시설 설치 확대 등 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 무더위 쉼터 480여곳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주민센터 등 23곳만 운영하고 있다. 양경익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