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제주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 겸임교수·논설위원

오는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맞아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트럼프는 경쟁자의 부재로 조기에 결정된 반면 바이든은 대세론과는 달리 경선 초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의 선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자신의 아성인 흑인 계층 등의 지지에 힘입어 국면을 반전시켜 최종 승자가 됐다. 바이든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것은 경쟁자였던 샌더스의 진보적 선명성과는 대조적으로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 계층까지 포괄할 수 있는 중도적 확장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으로 대선에서 민주당은 흑인, 히스패닉 계층을 기반으로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의 도시 지역에서 강세였고 공화당은 고졸 이하 백인 계층을 배경으로 내륙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다.

결국 각각의 텃밭을 기반으로 핵심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시간, 아이오와, 플로리다)에서 승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는 전국 득표율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뒤졌지만 이들 지역에서 승리해 당선됐다. 결국 경합주를 중심으로 누가 중도적 확장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가 70세 이상의 고령이기에 건강 문제가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여론 조사 지지율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격차를 벌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 사태와 이로 인한 고용 감소 및 경기 침체, 경찰 공권력의 과잉 행사에 따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파장 등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으로 상징되는 공화당내 내부적 이탈은 부시 전 대통령, 파월 전 국무장관, 매티스 전 국방장관, 롬니 상원의원 등으로 확산돼 트럼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래 트럼프는 기업가 출신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기반으로 한 정치 스타일이다. 대선을 맞아 트럼프는 경제 성장 및 고용 창출 등 자신의 업적이 코로나 사태로 붕괴돼 타격이 매우 큰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트럼프는 규제 완화, 감세, 재정 지출 등 경기 진작을 통해 경제 업적의 복원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트럼프는 국방비 절감을 명목으로 동맹국에 미군 주둔 비용의 대폭 부담을 전면화하거나 동맹국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는 등 미국 우선주의의 대외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트럼프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매개로 인종간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법질서의 수호자로서 이미지를 강화해 지지 기반인 백인 계층을 결집시키는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바이든은 36년간 상원의원과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한 주류 정치인이다. 바이든은 외교 전문가로 우방국과 동맹을 강조하는 전통적 대외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바이든은 대북 정책에서 극적 타결의 정상 회담을 중시하는 트럼프 방식과는 달리 실무 협상에 기반한 비핵화 전략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바이든은 증세, 규제 강화, 균형 재정 등으로 재정 기반을 확충하고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바이든은 트럼프의 극단적 인종 차별 기조에 반대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바이든의 부통령 후보로 해리스 상원의원, 워렌 상원의원,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거명되는데 바이든이 고령의 백인 남성이기에 부통령 후보는 바이든을 최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는 여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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