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논설위원

2년 전 작고한 스티브 호킹박사는 생전에 "인류가 지구상에서 멸종을 피하려면 앞으로 100년 안에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기후변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소행성 충돌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쉽사리 박멸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아 재앙이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대로 대처하는 국가들은 성공적으로 종식을 시켜나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에서는 오랜 기간 힘겹고 고달픈 싸움을 계속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인류에게 해악과 재난을 초래하는 동시에 교훈을 시사하고 있음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즉, 난개발에 의해 자연자원가치가 소멸되거나 파괴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려주었으며, 또한 사회경제적으로는 불평등문제가 대두되어 공생주의(compassionism)사상을 부각시켰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는 정부, 지자체, 민간이 서로 연대하여 지속가능한 관광소비를 촉진하고, 스스로 생산패턴과 업무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회복노력을 기우려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세계관광기구(UNWTO)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사람, 지구, 번영을 모토로, 지속성장의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글로벌 관광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져 내린 관광산업의 회복력 향상을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성장을 위해 새로운 글로벌기준을 마련하여 각국에 권고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관광부문의 책임 있는 회복을 전제로 사회적 포용, 생물다양성 보존, 기후변화 정보공유, 순환 경제, 지배구조, 재정 등 6가지를 통합 지원하는 실천계획을 담고 있다. 

돌이켜보면, 제주도는 코로나사태 이전만해도 관광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수용한계를 뛰어넘는 과잉관광시대를 구가하였다. 당시 공급측면에서도 관광시설 확대는 불가피했으나, 그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도 달성했다. 그렇지만 정작 제주의 자연생태계는 파괴되고 관광시장은 교란되어 질서체계가 무너지는 아픔이 있었다. 이는 도민복지와 무관하게 성장만을 쫓았기 때문이다. 상생관광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바야흐로 2차대유행이 예고되는 가운데서도, 지난 17일부터 유럽의 쉥겐회원국을 중심으로 봉쇄조치가 부분적으로 풀려 해외여행이 재개되는 분위기이다. 제주의 경우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다른 지역보다 여행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이도 침체된 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러나 잘못 대응하면 경원대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세계관광기구의 권고사항을 잘 수용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당장은 출입국관리를 강화함은 물론, 관계법령에 근거하여 방역수칙의 매뉴얼을 충실히 적용해 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관광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해요인을 제거하여 코로나사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번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 특히, 관광업계와 전보다 더욱 심화된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조직역량을 강화하고, 관광자원가치를 재평가하여 수용태세를 새롭게 정비해나감은 물론, 책임감 있는 공정여행을 열어나가는데 계속 매진해나가야 한다. 아울러 도민, 관광객 모두 방역주체가 돼서 안전하게 관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을 높여 나가는데 총력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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