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문집 청소년문학 아홉 번째 「평화가 온다」

6·25전쟁 70주년,+남북공동선언 20주년+청소년 눈높이
다섯 작가가 옮겨낸 전쟁의 아픔과 기억해야 할 과제

 "그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피난을 다녔고,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지를 잃었으며, 집과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폐하가 된 땅을 다시 일구느라 온몸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러나 우리는 그때를 지나간 역사로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이 아프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다시 묻는다. 그 때의 상흔은 박물관에 가야 겨우 볼 수 있고, 교과서에만 담겨있을까요. 우리는 그 답을 다 안다. 아직도 원하지 않은 전쟁에서 스러진 안타까운 영혼들이 남긴 유품들이 비에 씻겨 세상에 나오고,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어느 산기슭, 골짜기에 머물고 있는 이름이 있다. 지금도 뉴스의 주요 기사로 분단의 아픔을, 이념 갈등의 상처를 만나고 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때'를 과거가 아닌 현재로 살피자는 말이 눈에, 가슴에 콕콕 박힌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그 때를 조명하는 작업이 줄을 잇고 있다. 남북 정상이 평화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기대를 띄운 지 2년여 만에 다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지난 전쟁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도 많아진다.
사진집이나 학술연구서, 증언집은 사실 흔한 어른들의 시각이다. 청소년들에게 "그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소설 속 나('한반도 특급열차 2050')처럼 "아 또"라는 짜증이 불편하게 고개를 든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한반도를 아픔과 슬픔, 눈물로 물들였던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이 아니었다.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후 5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는 몰랐던 대내외적 갈등이 쌓이고 쌓여 터진 결과다. 분단이란 깊은 생채기는 원치않는 감정 소모와 다툼을 만들며 오늘까지 이어졌다. 다시 그것을 꺼내는 것은 아픔의 복기가 아니라,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적어도 10대의 시선에서, 최소한 그들의 공감을 만들 수 있는,에 맞춰 작가 5명이 마음을 썼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책 제목은 남북공동선언 20주년에 맞춘 슬로건이다. 너무 오래지 않은 과거이자 앞으로 가야할 길에 함께 서자는 당부가 아닐까.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아홉 번째 책으로 류재향·한정영·박미연·강리오·문상온 작가가 참여했다. 1만1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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