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여름이 오면 라디오나 방송에서 "제주도의 푸른 밤"이라는 노래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노래 속의 파도 소리, 새소리가 들리며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든다. 

노래처럼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여름은 휴가의 계절이다. 휴가 때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하며 보낼지 생각을 하다 보면 그 끝에는 언제나'날씨'가 자리를 잡는다. 멋진 여행을 계획했다가도 비 소식이 들리면 계획을 다시 전면 수정하는 일을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제주도로 휴가를 계획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름철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제주도는 한국 최남단에 위치하여 비교적 온난한 기온을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양기상의 특성과 한라산으로 인해 산악기상의 특성이 함께 나타나는 곳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고 예측하기 힘든 국지적인 집중호우와 갑작스럽게 불어오는 돌풍으로 인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다. 동서남북이 제각각 다르게 기상 현상이 발생하고, 지역적 강수량 편차도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제주여행을 하며 현재 지역별 날씨를 실시간으로 체크를 해야 성공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

기상 관측은 현재의 날씨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더 나아가 고품질의 기상관측자료를 확보해야만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상청은 고품질 기상관측자료 생산을 위하여 제주도 특성에 맞는 최적의 기상관측망 운영을 위하여 지상, 고층, 해양기상에 이르기까지 총 17종 110대의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지상기상관측'은 제주도 본섬뿐만 아니라 추자도, 마라도, 가파도, 우도 그리고 한라산까지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총 39대를 설치하여 풍향?풍속, 기온, 강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상관측망 밀도는 7km로 전국 평균인 13km보다 아주 조밀하게 구성하여 관측을 수행하고 있으며, 관계기관의 관측자료도 활용하여 더욱 넓은 관측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한, 서귀포시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에서는 레윈존데를 활용하여 1일 2회에 걸쳐 지상으로부터 고층 30km 높이까지 관측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 서쪽 고산레이더관측소와 동쪽 성산기상레이더관측소에서는 비와 눈구름이 판별이 가능한 이중편파레이더를 2017년과 2018년에 교체 설치하여 24시간 제주도 해상과 육상의 비구름대를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으며, 단기예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수시로 발생하는 해양 위험기상을 감시하기 위해 "해상의 기상대"라고 불리는 해양기상부이를 서귀포, 마라도, 추자도에 3개소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해상 특정관리구역 분리 운영을 위한 파고부이 9개소를 설치하여 관측자료를 통한 유기적인 해상특보 운영으로 민원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생산된 고품질의 관측자료는 정확하고 신속한 예보를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여름철 발생하는 태풍, 폭염 등 위험기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확하고 지속적인 관측자료 제공이 필요하다. 특히, 제주도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최전방에 위치하여 제일 먼저 영향을 받기에, 관측을 통해 태풍의 대략적인 중심위치와 강도 및 반경을 분석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주는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은 이를 위하여 수시로 장비를 점검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히 조치함으로써 지속적인 고품질의 기상 관측 자료를 생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물론,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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