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코로나19 ‘관광 빙하기’ 내년 간다

제주시내 한 대형 관광기념품판매점이 '코로나 휴업'을 내걸었다. 단체 및 외국인 관광수요가 사라진 뒤 나타난 풍경 중 하나다.

경기회복 기대 뚝, 유동성 확보 위한 투자 계획 줄줄이 없던일로
시장 환경 변화, 자금경색 악화, 소득 여건 개선 불투명 등 악재

코로나19가 부른 제주 관광 빙하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한 회복 분위기에 여름 초성수기를 앞두고 제주기점 항공노선이 늘어나는 등 기대감은 높았지만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데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현상 유지도 ‘간당간당’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제주 성적표는 바닥 수준이다. 5월을 전후해 수학여행과 단체관광, 학교 체험학습 등 수요가 몰리며 차고지가 텅텅 비었을 전세버스 가동률이 한 자리대에 그쳤다. 전세버스운송조합 자료를 보면 5월 제주 전세버스 가동률은 3% 수준에 머물렀다. 순차 등교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따른 통학·통근 수요가 전부였다.

2분기 코로나19 감염 재확산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두 차례에 걸친 긴급 재난지원금 투입에도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 감소폭이 전분기에 비해 줄어드는 효과에 그쳤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자금사정 악화 역시 전체 분위기를 끌어내렸다. 비대면 서비스 제공이 제한적인 숙박업의 2분기 설비투자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 중문관광단지 내 특급호텔에서 식당 신축과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리조트 및 중소형 숙박업체에서 업황 부진을 들어 기존 투자를 대부분 취소하거나 줄였다. 렌터카 등 다른 분야에서도 운전자금 확보에 급급하며 신규 투자를 미뤘다. 이대로는 현상유지도 어렵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여름 초성수기 기대보다 우려

제주관광은 6월부터 국내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하루 3만명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지만 7월 전망은 밝지 않다.

예년 같으면 성수기 혼잡을 피한 여름휴가 분산 수요로 북적였을 6월 말 분위기는 이미 실종됐다. 도내 해수욕장 개장과 특별여행주간 등 7월 초 변수도 현재 상황으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최근 1주일간 전국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42명꼴로 발생하는 등 산발적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7월 감염규모 억제'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특별 여행주간 가급적 자차이동이나 홈캉스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것을 당부하면서 여행 심리 회복세를 붙드는 형국이 됐다. 5차례 개학 연기로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이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진데다 기간이 대폭 줄어든 상황 역시 변수다.

제주도 역시 타 지역보다 '더 늦게, 더 강하게'라는 방역지침에 따라 7월 6일로 예정된 공공시설 개방 확대를 전면 유보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 상품을 기획해 파는 마케팅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별관광객들은 각자 원하는 정보를 찾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저가 경쟁까지 치열해 손 댈 염두가 나지 않는다”며 “내년, 내후년을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영업 부진으로 빌린 돈을 갚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고미·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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