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제주지역 자영업자 역대 최고…고용원없는 자영업자만 9만5000명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존 고용원 해고·단독 창업 영향, 경기 후행 청년실업 충격 확대 우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으로 제주 경제 곳곳에서 힘들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장님'만 늘었다.

청년실업 증가와 소비 마비, 금융 비용 부담이 맞물린 상황에서 영세 자영업자 증가가 경기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제주 지역 자영업자는 11만7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4월에 이어 5월도 2만200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5000명으로 관련 집계 후 가장 많았다.

나홀로 사장은 지난 2019년 7월 9만1000명으로 '9만명대'에 처음 진입했다. 폭염 등 날씨 영향으로 여름 성수기 경기가 기대에 못 미친데다 8월 말부터 이어진 장마와 세 차례 가을 태풍으로 연말 8만3000명까지 줄었다. 2월까지 창업에 소극적이던 분위기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으며 급변했다. 소비 위축으로 상권이 흔들린 동안에도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3월만 전달 대비 5000명, 4월은 6000명이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고용유지지원금과 긴급경영자금 투입으로 휴·폐업에 따른 양적 위축이나 실업 사태 같은 분위기는 없었지만 새로 간판을 걸거나 명함을 파는 일이 늘어나며 시장내 경쟁 심화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

'사장님'은 늘어났지만 월급을 받는 사람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제활동인구가 5월 38만5000명으로 전달보다 5000명 늘었지만 이중 2000명은 실업 상태로 파악됐다. 한 명 이상 월급을 주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5월과 비교해 2000명 감소하는 등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 기존 고용원을 해고했거나 일자리를 못 구해 '나 홀로 창업'이 늘어난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홀로 사장 증가 흐름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5월 이후, 사스 영향을 받았던 2002년 11월 이후, 메르스 여파로 흔들렸던 2015년 5월 이후와 비슷하다. 무급가족종사자도 비슷한 패턴으로 증가했다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일자리 가뭄에 비임금근로자가 늘어난 상황이 걱정을 사고 있다. 5월 비임금근로자는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98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1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특정 사유로 휴직 중이지만 복귀 예정으로 현재 일을 쉬고 있는' 일시 휴직자는 5월 2만5000명으로 전달 2만9000명보다 4000명 줄었지만 이들이 고용 시장에 온전히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 특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올 1분기 청년실업률도 IMF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1999년 3분기 8.8% 이후 최대인 7.6%를 기록했다. 이전 사례와 지역 내 고용 창출 능력이 저하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2분기와 3분기 사정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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