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연분야 매출이 약952억원으로 작년하반기에 비해 겨우 절반에 미친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전국 대부분의 공연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절망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난주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연산업을 리딩하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가 코로나19로 인해 파산 보호 신청과 대규모 인력 감원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 국공립기관이나 공립예술단체들은 버티고 있지만 공연기획사나 행사대행업을 주로 하는 민간업체는 거의 파산위기이다.

위기의 공연산업  

현재 서울지역의 주요극장은 객석거리두기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부분은 비대면 온라인공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공연을 할수록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일반 공연료에서 영상화 작업비용과 방송이나 언론송출비용이 추가되고 있고, 공연매표 수입에 대한 매출은 무관객공연과 객석거리두기로 인해 예전에 비해 80% 이상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도 문화예술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는 방침을 정하면서 문화예술 뿐만이 아닌 행사성 경비 대부분의 예산을 삭감하였다. 이에 문화예술 단체와, 행사대행업체와 공연단체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긴급성명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제주의 특성상 야외행사와 공연이벤트가 많고, 이와 연관된 음향, 조명, 영상은 물론이고, 홍보물 제작, 장비 임대, 광고, 전시 분야 등 공연관련 분야는 타 산업군에 비해 그 범위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기에 그러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공연, 행사가 취소되고, 그나마 있는 공연은 무관객 온라인공연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에다가 하반기까지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고하니 예술가와 직원들의 실직은 물론 관련업체의 도산으로 번져갈 수 있는 최대 위기이다. 

반면, 지난달 전 세계를 떠들썩케했던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온라인유료공연으로 진행되었는데 107개국 75만명이 유료로 관람하면서 약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일반 공연장의 객석이 약2천석이고, 대중공연장은 약3~4만석이라고 한다면 온라인에서의 관객은 그 수십 수백배 이상이 가능하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온·오프라인 공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IT 최강국이고, 아이러니하게도 팬데믹으로 인해 국격이 더욱 높아진 점과, 대중문화와 예술강국 이미지를 매칭하여 온라인 세계를 상대로 마케팅 한다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은 당분간 병행되어야한다. 우선 공공문화시설의 문을 열고 철저한 방역을 기반으로 객석 거리두기 공연전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한다. 이후 정부에서는 객석거리두기 관객수 만큼 매칭으로 입장료를 보전해주고, 온라인 공연시 영상화제작비와 언론송출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모색이 필요하다.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공연예술축제로, 올해 100주년 되는 잘츠부르크음악제는 무대와 객석의 거리두기로 진행한다고 결정하였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온라인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방역을 기반으로 예술가와 관객이 예술을 통해 감동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대면공연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기 때문이다. 향후 온라인 유료공연과 오프라인 라이브 공연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를 대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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