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중심으로 불쑥불쑥 솟아있는 360여 개의 오름은 제주도민들의 삶의 애환이 깃들어있다. 제주를 빙 둘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오름왕국은 완만한 곡선 그 차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오름에 올라 오름에 붙박아 생명을 유지하는 들꽃과 나무, 곤충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 이들에게는 별다른 찬사가 필요 없다.
한라산의 일출, 초록이 짙어 가는 새봄의 용눈이, 한여름 아부오름 너머로 펼쳐진 오름군락, 오름 골짜기를 메운 샛노란 유채꽃, 다랑쉬 오름의 겨울,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백약이오름의 정상, 한라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 군락, 갈매기의 군무가 펼쳐지는 산방산 겨울 등등.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22점의 화사한 오름 풍광은 갈수록 파괴되는 오름의 상처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986년 제주영상동인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본격적인 사진활동을 한 김씨는 88년 제주조각공원 촬영대회 최우수상, 89년 한라문화제 사진공모전 금상 등 다수의 사진공모전에 입상했다. 제주MBC에 근무하며 제주영상동인 자문위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도지부 부지부장도 맡고 있다.
MBC 초대전이 끝나면 이 작품들은 23일부터 28일까지 제주관광대학 전시실에서 학생 관람객을 맞는다. 문의=017-693-8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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