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골퍼들이 한국 골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골프의 차세대 대표주자인 김대섭(21·성균관대)과 일본 LPGA투어 진출을 앞둔 한지연(28·하이트), 올해 들어 학생대회에서 무려 7승을 거둔 강성훈(15·남주중), 국가대표 상비군인 송보배(17·삼성여고) 등이 돌풍의 주역이다.

▲루키 열풍의 주역 김대섭=김대섭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제45회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총 상금 5억5000만원)에서 관록의 강욱순·최광수를 밀어내고 프로 데뷔 첫 승을 일궈냈다.

김대섭은 이미 98년과 2001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을 두차례나 정복함으로써 국내 남자프로골프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대어’로 평가 받아왔다.

김대섭은 경기도 부천 태생. 그러나 제주가 낳은 차세대 재목감이라고 해준 이견이 없을 정도. 제주오라CC에서 골프장 보수 일을 하는 아버지 이충민씨(48)에 이끌려 제주중앙중 1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고, 오라CC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쌓아왔다. 신제주교 시절 야구선수로도 활약했던 김대섭은 남녕고로 진학한 후 다시 골프 명문 서라벌고로 전학했다.

김대섭은 “프로데뷔 첫승과 상금랭킹 5위를 달성해 기쁘다. 일본무대에서 뛴 다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LPGA진출을 앞둔 한지연=아마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한지연은 지난 95년 프로에 데뷔, 아직 우승기록은 없지만 국내 여자프로 가운데 실력과 미모 등 가장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에는 상금랭킹 15위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는 마주앙오픈·하이트컵 준우승을 비롯해 톱10에 6차례나 들면서 상금랭킹 7위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LPGA투어 프로테스트도 통과해 시드만 받으면 언제든지 일본 진출이 가능한 상태다.

▲될성 부른 떡잎 송보배·강성훈=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마주앙여자오픈. 송보배는 아마추어로서 일본에서 활약중인 노장 구옥희(46)에 이어 2위를 차지, 한국 여자골프의 샛별로 주목을 받았다.

구옥희와 함께 라운드하며 프로근성과 집중력을 배운 송보배는 “(박)세리나 (김)미현 언니처럼 미국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한다.

서귀중앙여중 1학년 때부터 골프를 배운 송보배는 골프 입문 5년 만에 이미 2002 한국여자프로골프 상반기 아마추어 시드 순위전에서 우승함으로써 한국여자프로골프대회 전 경기 출전자격을 획득했다. 또 제4회 제주도지사배 전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신들린 샷을 선보이며 여자부 종합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강성훈은 올해 10개 대회에 출전, 7승을 따냈다. 학생골프사상 한 시즌 전국대회 7승은 전례 없는 기록이다.

170㎝·67㎏으로 큰 체구는 아니지만 임팩트가 뛰어나 프로들과도 맞설 만큼 장타력(260∼270야드)과 빼어난 아이언 샷을 자랑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골프계 화제의 주인공 김대섭, 한지연, 강성훈, 송보배…. 이들 가운데 제2의 최경주·박세리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그들의 행보에 골프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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