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바람나는 농촌가꾸기' 바친 '농업인생'


급변하는 시류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우리시대 ‘어른들’의 자세는 지금의 우리들이 배워익히기에 부족함없는 인생의 교과서다.

북제주군 한경면 판포리 출신의 남인희씨(77)가 펴낸 「촌부의 20세기」는 1920년대 농촌에서 출생,농정(農政)의 파수꾼으로 ‘신바람나는 농촌가꾸기’에 평생을 바쳤던 남씨의 부끄럼없는 이력이 개인사의 편람과 더불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남씨는 “농업과 관련되는 연구를 비롯,지도직공무원과 농촌지도자들과 농촌발전에 주력해왔던 발자취를 수록,농업선진국을 향한 후배들의 쉼없는 정진에 보탬을 주고 싶었다”고 발간취지를 밝혔다.

제주농고·제주대 축산학과를 졸업,제주시험장 농업연구원·남제주군 농촌지도소장·제주도농촌진흥원 시험국장 등을 거쳐 85년 정년퇴임한 남씨.이 책은 유달리 농사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시절부터 제주도청 농회기수(農會技手)로 사회초년병에 입문해 제주도 잠사회(蠶絲會) 공무원,한때 직물공장을 경영하기도 하는 등 다양했던 남씨의 사회생활의 면모가 당시 가족사와 함께 엮여 복잡다난했던 사회사의 단편들을 일목요연하게 개괄할수 있다.

감귤의 하우스재배와 키위재배의 시발점을 마련하기도 했던 남씨.남씨는 70년대말 일본의 비닐하우스 감귤재배를 본보기로 시범농가 등을 통해 보온재배의 기초를 닦았고,뉴질랜드의 키위 역시 제주에서의 재배가능성을 타진,본격적인 소득작물로 농가에 보급키도 하는등 ‘연구하는 공무원’의 전례를 가감없는 문체로 진솔하게 담아냈다.

제주도농촌진흥원 시험국장으로 정년퇴임후 1989년부터 부인과 함께 시작했던 미국·일본 등 세계여행 이야기도 ‘구름이 흘러간 곳’제하로 수록,읽을 거리를 더했다.

한편 남씨는 퇴임당시 구한말부터 현재까지의 제주농업의 변천사를 정리한 「제주농업의 백년」을 출간하는등 제주농업사를 정리한 바 있다.

가족은 부인 양화옥씨(76)와 4남 1녀.관련문의=752-3101∼2.<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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