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원석작 「산방산」.
시시각각 변화하는 여름철 산방산의 오묘한 모습을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는 전람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를 나와 국립중국미술학원 중국화가 진수과정 3년과 중국화가 대학원을 나와 제주에서 활동하는 한국화가 양원석씨(36·서귀포시 천지동)의 첫 개인전 ‘산방산 수묵 사생전’이 그 전시회다.

오는 2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양씨는 지난 6월말부터 3개월을 산방산을 들락거리며 묘사한 수묵화 36점을 선보이고 있다. 하얀 화선지에 먹의 농담을 이용하는 기본 양식에 중국전통회화 기법인 붓을 옆으로 뉘어 점을 찍듯이 표현하는 미점법으로 그린 산방산 그림은 날씨와 기후에 따라 변화하는 천태만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양씨의 이 작품들은 현장에서 직접 빠른 손놀림으로 그린 사생화여서 산방산이 주는 현장감이 화폭 그득히 녹아있다.

“지난 여름 장마때 본 산방산은 나에게 많은 느낌을 갖게 했어요. 아침 6시부터 하루종일 산방산을 마주하고 있으면 산방산의 영적인 기운이 느껴져요. 산방산 꼭대기가 선명하게 보이다가도 어느새 구름과 안개로 뒤덮이고, 구름이 폭포수처럼 밑으로 내려오는 등 수천가지의 풍경을 만들어내지요. 지난 3개월 나를 꼼짝 못하게 매료했던 산방산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둥글둥글한 게 그려봤는데 풍성하면서도 활력이 느껴져요”

양씨는 “산방산은 자연의 모습을 원형가까이 보존해 있는 곳”이라면서 “제주를 살리는 일은 더 이상의 자연훼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내년에는 또 산을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미술평론가 김유정은 “양원석의 산방산 그림들은 간결하지만 명쾌한 리듬으로, 무게감보다는 운동감을 먼저 느끼게 한다”면서 “우리 산천을 보는 눈의 자각이자 손의 기량닦음으로 우리 것에 대한 바른 모양 찾기의 여정이다”고 호평했다.

양씨는 현재 시립인천대 미술학부 강사이며 서귀포문예진흥원 아동수묵화 강사로 일하고 있다. 산남회, 신미술창작회 회원. 전시문의=016-640-8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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