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서만 보아왔던 미국 뉴욕 9·11 1주기 현장을 제주에서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영상기획 자연사랑(대표 서재철)이 오늘(4일)부터 10일까지 마련한 중국인 방유강(FANG YU-QIANG· 중국 상하이 「신민만보」(新民晩報) 문화부장) 초청 사진전은 9·11 테러 1주기 현장 보고사진전이다.

방씨가 제주에서 9·11 1주기 사진전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8년부터 서복연구로 제주와 맺은 인연 때문. 방씨는 98년부터 매년 제주를 찾아 서귀포칠십리축제와 탐라문화제 등을 취재하며 제주와 서복에 대해 널리 알렸고, 이번에 제주를 방문하며 얼마 전 촬영한 뜨끈뜨근한 사진을 들고 왔다.

방씨가 이번에 제주도민들을 위해 선보이는 9·11 1주기 현장은 비극의 현장을 통한 역설적인 평화의 메시지다. 슬픔 가득한 눈을 가진 수염이 희끗한 노인이 종일 부는 플루트의 슬픈 연주, 세상을 떠난 남편의 사진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나온 아내가 남편에게 보내는 애절한 사연, 고인들이 평소 좋아하던 옷가지와 배지·꽃 등을 달면서 오열하는 유족, 평화란 피켓을 들고 나온 사람, 꽃 십자가를 내걸고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장면 등 17점의 추모사진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또 미국의 풍광사진 6점과 단청과 사찰 등 한국의 풍물과 풍경사진 6점, 중국의 풍광 4점 등 한·중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진도 함께 선보인다.

방씨는 “평화로운 것으로만 알던 지구촌이 9·11을 계기로 불안한 지구촌으로 변해 가는 것을 느낀다. 9·11 1주기 현장을 다녀온 후 미국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며 “9·11과 같은 불행이 지구촌에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물질적 교류가 아니라 문화교류를 통한 나라간 상호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씨는 지난해와 올해 중국에서 한국사진전을 가져 제주와 한국의 풍물을 소개했고, 올해 6월에 한국의 문화를 소개한 「發現 韓國-1명의 중국기자의 인문관찰」도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방씨는 또 지난 8월에 이어 내년에 한국교민(100만명)과 중국교민(45만명)이 대거 살고 있는 미국 LA에서 ‘한국 미국 이민100주년’기념으로 양국의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한 한국사진전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서복연구회 상무이사. 전시개막 4일 오후 6시 30분. 문의=743-3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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