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정낭극장(대표 강한근)의 「배비장전」이 12년만에 무대에 다시 오른다. 제주연극사상 최다·최장기 공연기록을 갖고 있는 「배비장전」(김상렬 작·강한근 연출)은 오는 9일 오후 7시 제주시민회관에서 공연함으로써 50회째 무대를 기록하게 된다. 공연은 10일에도 마련, 모두 2회 공연을 갖는다.

지난 80년 창단, 올해 22돌을 맞은 극단 정낭극장은 유독 「배비장전」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81년 3월 창단 1주년 기념공연 작품으로 초연무대를 가진 작품일 뿐만 아니라 제3회 전국연극제의 무대에도 올린 바 있다.

특히 극단 정낭의 강한근 대표는 81년 배비장전을 처음 무대에 올리며 꼭 100회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지금도 그 약속은 진행중이다.

100회 공연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 강 대표는 “「배비장전」은 제주만이 갖고있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가득 안아내고 있다. 제주언어 뿐만 아니라 민요, 무속, 풍습, 풍물 등 제주의 문화가 가득한 배비장전은 공연을 위한 작품을 넘어선 향토자료다. 이를 공연화함으로써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강 대표의 연출의도와도 같다. 즉 작품의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제주선인들이 품어온 문화를 보존시키고 무대라는 공간을 통해 널리 알려 계승하겠다는 숨은 뜻을 100회 공연에 담아낸 것이다.

「배비장전」은 영·정조 때 이미 창극으로 발표된 바 있는 판소리 열두마당 가운데 하나로 제주를 배경으로 한 고전 해학극. 가식적인 형식주의자를 제주선인들의 기지와 재치로 통렬히 비판, 풍자와 해학의 웃음을 던져준다.

서울 마포에 살던 배선달은 김경이 제주의 신임사또로 부임할 때 비장 중에 예방직을 맡아 제주에 오게 된다. 이에 배비장은 선비행세를 할 요량으로 제주서 여자를 멀리하려 한다. 이에 사또와 제주의 일등명기 애랑은 배비장을 골탕먹이고자 계획을 짜고 배비장은 봉변을 당하게 된다. 예매 5000원(현장판매 1만원) 문의=722-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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