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청소년수련원서 열린 "제주여신기행"서 문순실 심방이 해녀굿을 하고 있다.
3일 저녁 금릉 청소년수련원 마당에서 가진 ‘제주여신기행’ 첫 답사는 제주해녀의 지난한 삶을 토해내는 문순실 신방의 해녀굿 관람으로 그 포문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주최측인 서울소재 ㈔여성문화예술기획(이하 여문·대표 이혜경)이 이끌고 온 국내의 여성운동가, 예술가, 연극인, 일반회원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제주여신기행은 여문 ???측이이 지난 5월에 가졌던 지리산여신기행에 이어 2번째로 갖는 행사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아시아여성학2002국제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내도했던 국외 여성학자들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는데 관람객들은 문 신방의 넋두리하듯 한 해녀굿을 넋을 잃은 채 지켜보았다.

해녀굿이 끝나자 마당에서는 세계적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미국), 현경 교수(미국 유니온시학대), 무용가 홍신자씨, 여성운동가 오한숙희씨 등 참가자 전원이 한데 어우러져 해방춤이 벌어지면서 기행의 첫날은 절정에 달했다.

이어 진행된 ‘Gloria와의 대화’에서 스타이넘씨(68)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가치기준에 대해 새로운 유행은 없는가”란 질문에 “아름다움이란 개념은 정치적”이라며 “진짜 여성을 발견해야 하고 아름다움을 양산해내는 여성잡지는 보기를 거부해야 한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 슬라이드 상영과 함께 시인 김순이씨의 ‘여신강의’가 진행됐다.

김씨는 슬라이드 사진 속의 제주의 당굿과 영등굿, 마블림제와 벡중굿, 혼례, 해녀 등 민간신앙과 옛 제주여성들의 삶의 모습들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갔다.

김씨는 제주여신강의를 빌어 “원시종교가 단지 미신으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민간신앙을 연구 대상으로서만 특화하지 말고 따뜻이 이해하고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여신기행은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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